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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RA컵 마일(GII) 트로피, 부경의 '스팅레이' 품으로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4-07 22:37


부경의 '스팅레이'(한, 수, 3세, 16조 김재섭 조교사)가 7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5경주로 치러진 올시즌 '삼관마 시리즈'의 첫 관문인 KRA컵 마일(GIII) 대상경주(국1, 1600m, 별정Ⅲ)에서 먼저 우승컵을 안았다.

총상금 5억원이 이날 대상경주는 올시즌 최고의 국내산마를 가리는 삼관경주의 첫 경기였다.

전날 내린 봄비로 부경경마공원의 경주로 함수율은 18% 포화상태. 경주거리가 1600m 중거리인 까닭에 선행마나 추입마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경주였지만 전문가들은 경주로의 상태가 가벼웠음을 감안해 선행마에게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우승을 차지한 '스팅레이'는 출발 후 중위그룹에 머물렀던 마필이다. 4코너가 지날 때까지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김동영 기수의 '스팅레이'는 본격적인 추입작전을 펼쳤다. 결국 결승선 전방 약 350m지점에서 앞선 마필들을 따라잡은 '스팅레이'는 후속하는 마필들의 별다른 위협 없이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 삼관경주 첫 번째 관문에서 영광의 우승을 차지했다.

초반 경주를 이끈 마필은 부경의 '할리'(기승기수 송경윤)였다. '할리'는 가벼운 주로를 의식한 듯 경주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갔다. 불리한 12번 게이트였지만 타고난 순발력을 자랑하며 가장먼저 첫 번째 코너를 맞을 정도로 안정적인 선두였다. 하지만 '할리'의 독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던 조성곤 기수의 '아멜스아톰'과 김혜선 기수의 '흑룡비상' 등이 선두 후미에 바짝 붙으며 경쟁에 뛰어 들었다. 또한 우승을 차지한 '스팅레이'도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4코너에 접어들면서 하위권에서 중위그룹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던 '스팅레이'는 경주로 중앙에서 추진을 시작해 선두싸움에 뛰어들었다.

'스팅레이'의 추진이 시작함과 동시에 앞서 달리던 '할리'와 '아멜스아톰', '흑룡비상'의 발걸음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스팅레이'로 선두가 바뀌면서 경주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주로 외곽에서 뒤늦은 추입작전을 펼치던 홀랜드 기수의 '라온보스'가 날카로운 추입력을 보이면서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것. '라온보스'의 기세가 매섭기는 했지만 선두까지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탄력이 붙어버린 '스팅레이'는 결승선 전방 약 100미터 지점부터는 승리를 확신한 듯 가벼운 채찍질 외엔 별다른 추진조차 시도하지 않는 낙승을 거두었다. 2위를 차지한 홀랜드 기수의 '라온보스'와의 도착차이는 약 4마신이었다. 3위는 박금만 기수의 '판타스틱재즈'가 차지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원정 온 마필들은 원정부담과 컨디션 난조로 순위권 안에는 조인권 기수가 기승한 '라피드불릿' 단 한마리만이 5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 올해도 부경경마공원에 완패했다. 서울경마공원은 5등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씁쓸한 귀경길에 오르게 되었다.

우승을 차지한 김재섭 조교사는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경주 작전을 묻는 질문에 "워낙 추입이 좋은 마필이기 때문에 '초반 성급한 마음만 조심하라'고 기수에게 지시했을 뿐 별다른 작전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 이후 너무 오랜만에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해 아직 얼떨떨하다"면서 "많이 긴장했는데, 준비를 열심히 해온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코리안더비와 농림축산부장관배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에서 4마신 차이의 낙승을 거둔 '스팅레이'의 뛰어난 경주력 덕분에 벌써부터 삼관마 탄생의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나마 올해 삼관마 탄생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내달 치러지는 삼관시리즈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더비(GI)로 집중되고 있다. 첫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스팅레이'의 2관 달성 여부와 더불어 첫 관문에서 부경에게 치욕의 패배를 당한 서울의 반격도 기대할만 하겠다. 코리안더비(GI)는 오는 5월 19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치러진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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