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계 '외계인'으로 통하는 인치환이 대상경륜 첫승을 신고. 시즌 경륜왕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경륜계 일인자는 흔히 가장 기본인 각력을 비롯해 운영능력에다 풍부한 연대세력의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
인치환은 각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사실 운영능력이나 연대세력에선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인치환의 놀라운 성과는 힘에서 월등할 경우 상대선수들의 기술이나 전략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구나 인치환은 나머지 조건들의 기량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신의 장점인 힘을 최대한 이용하며 상대를 압박하고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는 것. 종전 상대라인의 기에 눌려 당황하던 모습과는 정반대 흐름이었다.
결국 첫날부터 잡혀도 그만이란 식의 정공법이 주효한 셈이다. 야구로 치자면 컨트롤이 잘 안되는 변화구를 버리고 주무기인 불같은 강속구를 연신 뿌려댄 것과 같다.
비선수 출신의 인치환으로서는 선수출신들의 텃세도 넘어야할 큰 벽이다.
하지만 자신의 세력을 챙기기는 커녕 마크에 급급했던 이명현과 달리 인치환은 유일한 자신의 세력인 최순영까지 배려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평소 인치환의 경기 스타일은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불필요한 몸싸움을 피하고 정정당당하게 자력승부로만 일관한다. 결과 역시 상대에게 도움을 줄뿐 도움을 받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치환의 호감도를 급상승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선후배들에 대한 특유의 겸손과 열정, 균형있는 훈련 등이 조화를 이룬다면 슈퍼특선의 종결자로 우뚝 설 재목이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경륜계의 '외계인' 인치환이 대상경륜 첫승을 기록하며 쾌속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