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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부츠의 비밀…무좀에 족저근막염까지 부른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17:33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평년 기온을 밑도는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사랑받는 아이템이 어그부츠다. 이윤선씨(26) 또한 또래의 여느 여자들처럼 어그부츠를 즐겨 신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발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콤콤한 냄새와 가려움 때문에 실내에서는 신발을 벗을 수도 없었고, 갈수록 심해지는 발바닥 통증에 이제는 밖을 나서는 것도 두렵다.

환기가 되지 않는 어그부츠 안은 땀을 배출시킬 수 없어 겨울에도 습하다. 게다가 발바닥에는 유독 땀샘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습기가 차기 좋다. 습한 신발 속에서 피부 각질층이 불어나기 시작하고, 세균이 증식하면서 습진과 함께 콤콤한 발 냄새도 생긴다. 이렇게 습한 환경에서 활개를 치는 것이 무좀균이다.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의 일종인 무좀은 주로 발과 손, 등에 생기는데 발톱과 손톱 등으로 잘 번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염성도 강한 편이다. 피부에 손상이 있거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더욱 발병하기 쉽다.

아무리 따뜻해도 어그부츠만 고집하는 것은 무좀균을 키우는 일이다. 따라서 두세 켤레의 신발을 번갈아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관하기 전에는 헤어드라이어로 부츠 안쪽을 말려주고 신문을 뭉쳐 끼워 놓는 것이 좋다. 발 냄새가 어그부츠 속에도 배어 버렸다면 사용한 녹차 티백을 바짝 말려 넣어두면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커피 원두 찌꺼기나 박하 잎을 사용해도 좋다.

무좀을 치료하는 갖가지 민간요법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가락과 발톱 구석구석을 씻고 물기 없이 말려주는 것이다. 양말을 자주 갈아 신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이힐 같이 굽이 높고 발이 좁은 신발만 발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 납작구두나 어그부츠같이 굽 없이 평평한 신발도 염증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발바닥 전체를 감싸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 뒤꿈치부터 앞 발가락 뼈로 이어지는 단단하고 질긴 막이지만 염증이 생기면 통증이 상당해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보통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에게 발병되지만, 너무 말랑하거나 딱딱한 바닥의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는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약이나 주사 등으로 치료할 수 있고 자연치유도 가능하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사랑병원 배의정 소장은 "치료 기간이 길어 중간에 중단하고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지만, 염증이 조직을 변형시켜 흉터조직으로 변할 수도 있기에 족저근막의 염증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염증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굽이 아예 없는 어그부츠나 하이힐보다는, 발에 꼭 맞으면서 적당한 높이의 굽이 있는 신발을 선택하자. 6시간 이상 한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 장시간 착용해야 한다면 한 시간에 5분 정도는 발바닥을 마사지해주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아 딱딱한 공이나 빈 캔을 발바닥의 오목 파인 부분에 놓고 살짝 누르면서 족저근막을 풀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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