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난청이라고 하면 대개 나이가 들거나 장시간 소음에 노출된 뒤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1주일 또는 수주일 만에 급격히 청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난청을 '돌발성난청'이라고 한다. 돌발성난청은 보통 아침에 일어난 뒤 한 쪽 귀에서 느끼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또 난청과 함께 귀에서 소리나 난다고 느껴지는 이명, 귀가 꽉 찬 느낌, 현기증, 구역질을 동반하기도 한다.
연구 결과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와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청력 회복을 보였다. 하지만 두 질환이 동반된 환자의 대부분이 전농(90 dB이상)의 상태를 보여 초기 청력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3년 1월 이비인후과 학술지 'Acta Oto-Laryngologica'에 게재됐다.
어지럼증 동반한 돌발성난청 조기 치료해야
돌발성난청환자는 입원해 스테로이드를 투여했다. 양성 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을 동반한 환자는 몸의 자세를 바꿔가면서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이석치환술'을 함께 시행했다. 두 질환이 함께 동반된 13명의 환자 중 11명이 전농(90 dB이상)의 상태를 보여 초기 청력 손실이 심각한 상태였고, 한번의 이석치환술로 대부분 어지럼증은 회복됐다.
치료 3개월 후 청력 회복정도를 측정한 결과 돌발성난청 환자는 청각역치가 79.7±23.8dB에서 31.8±20.8dB로,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는 76.1±29.9dB에서 33.9±21dB로 개선되었다. 즉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와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을 동반한 환자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청력 회복을 보였다. 이는 양성발작성체위변환성현훈이 돌발성난청 환자의 청력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각역치는 주파수별(125Hz~8,000Hz)로 순음을 들려주었을 때 각 주파수대에서 가장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계로 25dB 이내이면 정상, 26~40dB이면 경도 난청, 41~55dB이면 중등도 난청으로 분류된다.
홍 교수는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이 돌발성난청 환자의 청력 회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난청 환자의 경우 초기 청력손실이 돌발성난청만 가진 환자보다 크다"며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고실내 스테로이드 치료로 부작용 최소화
돌발성난청환자의 치료는 난청 초기부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복용하는 경우 면역억제, 체중증가, 골다공증, 부신억제, 위장관궤양, 고관절의 비혈관성괴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홍 교수는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경구 복용과 비교하였을 때 비슷한 청력회복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 교수는 지난 2009년 돌발성난청 환자의 초기 치료로 고실내 스테로이드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했다. 돌발성난청환자 총 63명을 대상으로 전신스테로이드요법(31명)과 고실내스테로이드 치료법(32명) 중 하나을 선택하여 일주일간 입원한 상태에서 투여했다. 치료 3개월 후 난청의 회복도를 측정한 결과 양 치료군의 청력회복의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이비인후과학회 공식학술지인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게재됐다.
홍석민 교수는 "돌발성난청의 원인이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며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전신스테로이드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