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만성신부전 환자 영양 부족 심각해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09:45


만성신부전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되어 있거나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당뇨,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에 의해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6년 8만5141명에서 2010년 11만6762명으로 37.1%나 늘었다. 특히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심혈관계, 뇌혈관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높고, 병이 진행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높아져, 65세 이상의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대장암이나 전립선암 환자와 비교해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높은 만성신부전환자의 사망률에 영양장애가 염증, 우울증, 동맥경화와 상호작용 하여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영양장애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나쁜 예후인자로 잘 알려져 왔으나 그 기전은 불확실 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장내과 구자룡 교수는 2005년 5월부터 5년간 만성신부전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영양상태, 염증, 우울증, 동맥경직도가 환자의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각각 위험요소들 사이의 어떤 관계가 있는지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54%의 환자에서 영양부족이 있었고, 각각의 위험요인들이 상호작용하고, 특히 4개의 위험요소 중 3개 이상 가진 환자가 2개 이하만 가진 환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2~3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자룡 교수는 영양장애(Malnutrition), 염증(Inflammation), 우울증(Depression), 동맥경화(Arteriosclerosis)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MIDA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명명했다. MIDA증후군의 임상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는 SCI 저널(Nephron Clinical Practice) 최신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영양부족 환자에서 오히려 동맥경화가 더 심하고 사망률 증가

일반적으로 영양과다에 의한 비만이 동맥경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신장병 환자 특히 투석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오히려 영양부족이 동맥경화와 관련이 크다.

구자룡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혈액투석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영양상태의 지표로 알려진 혈액 내 알부민 농도와 동맥경화 및 경직도의 지표인 맥파전파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알부민 농도가 1g/dl 감소할 때 맥파전파속도는 약 1,000cm/sec 정도 빨라졌고, 동시에 사망률은 3배 이상 증가했다. 구자룡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영양이 부족할수록 동맥혈관이 더 딱딱해져서 심장 및 혈관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 악순환

구자룡 교수는 신부전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이 MIDA 증후군의 핵심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신부전환자에서는 염증 유발 노폐물이 축적돼 염증이 잘 발생한다. 염증은 혈액 내 칼슘을 뼈 대신 혈관 내로 밀어 넣어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단백질을 분해해서 영양부족을 일으킨다. 또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cytokine)이 뇌에 작용해 우울증을 유발하게 되고, 우울증으로 인한 식욕저하로 영양부족이 다시 유발된다. 즉 각각의 위험 요인들이 상호 작용해 신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MIDA 증후군 위험인자들의 개수가 많을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한다.

MIDA증후군 위험인자 많을수록 생존율 급감

구자룡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투석 중인 신부전 환자의 약 47%가 영양장애, 염증, 우울증, 동맥경화의 4가지 위험요소 중 3개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 경우 4개의 위험요소 중 2개 이하만 가지고 있는 환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2~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함을 보였다. 구자룡 교수는 "이와 같은 4가지 위험요소들의 존재 유무를 미리 파악하고, 원인 교정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약 5만여 환자가 말기신부전 때문에 투석과 신장 이식 등의 치료를 받고 있으며, 환자 숫자는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과거부터 위험요소로 잘 알려졌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적극적인 치료와 투석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투석환자의 사망률은 거의 호전되고 있지 않다. 특히 당뇨병에 의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경우 대장암 환자보다 5년 생존율이 낮다.

이에 구자룡 교수는 "영양장애, 염증, 우울증, 동맥경직 등의 새로운 위험요인들에 주목하여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며 "MIDA 증후군의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신부전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