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교민, ‘개똥’ 시비로 이웃 2명 살해

이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3-02-08 13:47 | 최종수정 2013-02-08 13:47


개 배설물 문제로 다투다 현지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교민 김정씨와 피해자 커플.

미국 댈러스의 한인 남성이 애완견 배설물 문제로 이웃 두 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해 교민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미국 댈러스 6100 에이브람스 로드에 위치 세이블 리지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아랫집에 거주하는 김 정(Chung Kim, 75)씨와 윗집에 사는 미셸 잭슨, 제이미 스태포드 커플은 평소 개의 배설물 문제와 아이들의 소음문제로 1년이 넘게 언쟁을 벌여왔다.

잭슨에게는 지난달 출산한 딸을 비롯해 많게는 열 살까지 모두 5명의 아이가 있었다. 그 중 4명은 예전 결혼에서 낳은 아이들이고, 한 달 된 딸만이 현재의 남자친구 스태포드의 혈육으로 알려졌는데, 아이들이 밤낮 없이 뛰는 등 소음이 너무 심해 평소에도 김 씨는 아파트 오피스에 여러 번 불만제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와중에 윗층 커플이 약 1년 전쯤 개 한 마리를 데려와 키우기 시작한 것이 화를 더했다. 윗층 커플은 개가 2층 발코니에서 대소변을 보도록 했고, 개똥은 발코니 밖으로 밀어버렸다.

당연히 배설물은 아랫층에 사는 정 김 씨의 발코니로 떨어졌고, 개가 오줌을 싸도 역시 아래층 발코니로 떨어지는 일이 1년 가량 계속된 것이다. 김 씨가 수 차례 불만제기를 했어도 어떠한 조치도 없었으며, 개가 커질 수록 오히려 배설물의 양만 늘어났다.

그러던 중 현지시각 4일 오전 8시경 윗집 커플이 또 다시 자신의 발코니로 개 배설물을 버린 것을 발견한 김 씨가 윗층 발코니에 있던 미셸 잭슨을 권총으로 쐈다.

김 씨는 이어 2층으로 올라가 남자친구인 제이미 스태포드에게도 총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스태포드는 김 씨를 피해 발코니로 달아나다가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이를 본 김 씨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스태포드에게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지역지 '댈러스 모닝뉴스' 보도에 따르면, 잭슨과 스태포드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범행 뒤 김 씨는 자신의 검은색 렉서스 SUV를 타고 현장을 떠났지만, 곧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한 은행에서 경찰에게 체포됐다. 김 씨에게는 일급살인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한편, 사건 당시 2층 아파트에는 잭슨과 스태포드의 한 달 된 딸이 있었지만 전혀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고, 잭슨의 네 아이들은 학교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네 아이들은 친척집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한민족 네트워크 위플넷(weeple.net)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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