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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국이 냉동고…추울수록 화상 주의해야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2-07 17:06


#시댁이 울산인 주부 박 모씨(31). 작년 설 연휴에 시댁에서 명절 음식을 만드는 사이, 3살짜리 아들이 정수기의 온수 버튼을 만지작거리며 놀다 손에 화상을 입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명절에 시댁 식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면 대략 20명이 훌쩍 넘는 대가족의 큰며느리 이 모씨(45). 설날 아침 떡국 솥을 옮기다 미끄러져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마침 연휴라 가까운 병원도 문을 닫았고, 마땅한 응급처치법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다 결국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았던 경험이 있다.

설 연휴가 곧 시작된다. 뿔뿔이 흩어져 사는 온 가족이 한데 모이고, 가까운 친인척들의 새해 인사 방문으로 조용했던 집안에 사람 냄새 가득한 즐거움이 넘친다. 올해 설에는 한파가 복병이다. 기상청은 "연휴 내내 냉동고를 방불케 하는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짧은 명절 연휴와 꽁꽁 얼어붙은 추운 날씨 탓에 집안에서만 모여있다 보면 여러가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

특히 화상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주부들의 경우엔 음식을 만들면서 칼에 손을 베이거나 불에 델 수 있고, 영유아들은 정수기나 압력밥솥, 커피포트 등에 의한 화상과 열상사고가 많다. 특히 영유아 화상사고의 70%가 집 안에서 이루어지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유아가 있는 경우 정수기, 다리미, 후라이팬 등 화상의 위험소지가 있는 물건들은 별도로 잘 치워두거나 만지지 못하도록 사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경우는 음식을 조리할 때다. 뜨거운 국이나 국물이 있는 음식이 쏟아져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압력솥에서 나오는 증기에 손을 가져다 대 손에 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잦다. 전을 부칠 때 사용되는 전기 후라이팬은 사용 후 반드시 플러그를 빼놓고, 사용 중에는 뜨거운 팬을 만지거나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아이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 가정에서 정수기를 사용한다면, 온수버튼을 함부로 누르지 못하게 해야 하며 3세 미만의 영유아가 있는 경우엔 온수 버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잠그는 것도 방법이다.


주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음식 조리시 장갑을 끼지 않고 뜨거운 냄비나 솥을 들다가 화상을 입거나 칼을 사용하다 손을 베이기 쉽다.

▲화상 사고시 응급처치와 치료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는 화상사고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고가 일어났다면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한 후 화상의 경중을 살펴 병원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벼운 경우에는 찬물에 식히는 것만으로도 치유될 수 있다. 하지만 뜨거운 물을 전신에 뒤집어 쓰는 등 생명에 관계되는 큰 화상은 응급 치료가 향후 화상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화상을 입으면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깨끗하고 흐르는 찬물에 15~20분 정도 대고 열을 식혀줘야 한다. 얼음으로 마사지하는 경우도 많은데, 통증은 완화될 수 있지만 상처의 손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삼가도록 한다. 또한 옷 위로 뜨거운 물이나 국 등이 쏟아져 피부와 옷이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일단 찬물로 열을 식힌 후 옷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열을 식히는 응급조치를 취했다면 상처 부위가 오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덮고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화상에 기름이나 된장을 바르는 등의 민간요법은 잘못된 처방이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어릴 때 화상을 입을 경우 성장하면서 흉터도 커져 반복적으로 재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상 후 응급처치는 매우 중요하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부모의 주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상을 입어 흉터가 생겼을 경우에는 흉터를 완벽히 없앨 수 없으나 완화시켜줄 수 있는 치료를 해야한다.

피부를 이식해 튀어나오게 된 화상 흉터에는 프락셀 레이저로 작은 구멍(hole)을 만들어서 비정상적인 흉터 조직을 없애고 주위에서 새롭게 건강한 조직이 나오게 한 후 엘로우레이저로 피부를 부드럽게 재생시키면 좋은 결과를 보인다.

또한 피부 이식 후 이식된 피부와 본래의 피부 색깔이 다를 경우에는 피부톤을 맞춰주기 위해서 변색되고 노화된 세포는 탈락시키고 새로 올라오는 세포를 탈색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화학적 박피술로 색소침착된 각질층을 벗겨낸 뒤, 미백제를 발라 피부색을 탈색시키면 어느 정도 비슷한 피부톤을 만들 수 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집안에서 화상사고를 예방하려면?

1. 주전자, 다리미, 스토브, 커피포트 등을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둔다.

2. 테이블 가장자리에 차, 커피, 국 등을 두지 않고, 아이가 테이블 보를 잡아당겨 물건을 떨어뜨려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테이블 보는 벗겨 둔다.

3. 정수기의 온수 버튼에 잠금장치를 해둔다.

4. 조리시 뜨거운 국솥을 맨손으로 들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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