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강만수 회장, 갈짓자 행보 이유는?

기사입력 2012-10-19 11:34 | 최종수정 2012-10-19 13:09

강만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강만수 시련의 계절 맞이하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인 강만수 회장이 '갈지자 행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민영화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혀왔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만 해도 "파이어니어적 성장을 위해 민영화 추진에 힘을 쏟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말을 바꿨다. 지난해 3월 산은금융 수장을 맡은 강 회장은 그간 산은지주 및 산업은행 공공기관 지정해제, 기업공개(IPO) 연내 추진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사실상 모든 시도가 무산되자 돌연 '하이브리드 은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산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대주주로 있지만 경영은 자율적으로 하는 시스템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 강만수 회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가 주관하는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강 회장이 산은 민영화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시장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은행' 역시 혜택만 누리겠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중은행들의 반발과 불공정 특혜 시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은 "강회장이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공공기관 해제는 직을 걸고 하겠다고 말했다"며 "법적으로 보면 공공기관 지정해제 사유는 민영화와 기관통합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민영화를 안 하겠다면서 공공기관해제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지난해 3월 산은금융 수장을 맡은 강 회장은 아직 1년 여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이후 행보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산은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에 대한 감시·감독 소홀, 기존 경영진의 부실경영 방조 등의 잡음이 끊이질 않아왔다. "누구를 위한 은행인가"란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국감에서도 상류층에 고금리 혜택을 집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KDB산업은행의 무점포 은행인 KDB다이렉트가 강남구 등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 것. 민병두 의원이 공개한 KDB다이렉트 관련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1조1698억원의 돈이 예치됐다. 강남3구의 예금액은 서울의 47.24%, 전국의 27.25%에 달한다.

강남 3구 인구(170여만명)가 서울 전체 인구(1000만명)의 17%이고, 전국(5000만명)대비 3.4%인 점을 감안하면 다이렉트 뱅킹의 고금리 혜택이 일부 상류층에게 집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이뿐아니다. 그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던 대기업 편향의 여신운용도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됐다. 2007년 말 67.6% 수준이던 산업은행의 대기업 대출 비중은 2012년 6월 말 현재 74.3%까지 상승했으며,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2007년 말 30.8%에서 2012년 6월 말 현재 23.6%로 줄어들었다.

여러모로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한 강 회장을 놓고 업계에선 "이후 경영행보에 여러모로 적신호가 켜졌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안들이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교체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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