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잘 먹고 쉬었는데 '속' 타는 이유는?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04 10:52


직장인 이민석(32)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신물이 올라오고,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으고 고생했다.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여겼으나,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거친 결과 중증 역류성 인후두염을 진단받았다. 이씨는 연휴 내내 각종 튀김류와 산적 등 기름진 음식을 하루 세 끼 먹고, 저녁에는 음주를 반복했다.

추석이 끝난 후 이씨처럼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장에 있는 내용물 즉 위산이나 음식물들이 소화되지 않고 거꾸로 다시 올라와 후두(울림통)나 인두(목구멍 속)를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에서 이비인후과 외래를 찾는 환자의 약 10%가 역류성 인후두염을 앓고 있다.

위와 식도 사이에는 위 속 내용물이 식도 쪽으로 거꾸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조여주는 근육(괄약근)이 있다. 그래서 음식물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추석 때처럼 기름에 튀긴 전류와 갈비, 산적 등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기름진 음식을 섭취한 후 곧바로 누워서 TV를 보거나 술을 마실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이 발병할 수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을 섭취한 후 2~3시간이 지났는데도 속이 불편하며 신트림이 계속 올라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감기는 아닌데 목이 쉽게 잠기며 기침이 잦고, 목 안에 가래가 붙어 있는 듯한 이물감으로 음식 삼키기가 힘이 든다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의원 김현수 원장은 "위산이 역류되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씨처럼 과식으로 인한 단순한 소화불량이라 여기고 소화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목의 불편함이 있고 평소 음주와 흡연을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후두와 목 깊은 곳을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후두내시경 검사로 후두 부위를 직접 관찰해 진단한다. 또한 식도와 인후두 부위로 위산이 얼마나 올라오는지 검사하는 방법인 24시 pH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때 산도가 pH 4 이하로 떨어지면 역류가 의심된다.

일반적으로 후두는 식도에 비해 위산역류에 더 쉽게 손상된다. 1주일에 3차례의 후두 역류로도 심각한 후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위산 역류로 인후두 부위에 국소적인 염증이 일어나고 다양한 증상과 병을 유발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우선 역류를 감소시키기 위해 식이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또 위산을 억제하기 위해 약물을 투여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역류 방지를 위한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감기처럼 한번 치료한다고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일시적인 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재발이 잦으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김현수 원장은 "역류성 인후두염은 후두염, 후두 육아종, 성대 폴립이나 부종, 후두암 등의 후두질환뿐만 아니라 만성기침, 치아 우식증, 중이염, 부비동염, 수면장애 등 다양한 질환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역류성 인후두염을 막기 위한 방법

① 장시간 운전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천천히 섭취한다.

② 식사 후 바로 물을 마시거나, 소파에 누워 TV를 시청하는 행동은 자제한다.

③ 꽉 끼는 양복 셔츠 대신 조금 헐렁한 복장으로 몸의 자극을 줄인다.

④ 기름에 튀긴 전 종류, 육류, 술 등을 과식하지 않는다.

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⑥ 잠잘 때 머리와 상체를 15cm이상 올리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⑦ 가벼운 스트레칭과 산책 등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준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