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빨리 먹으면 왜 살이 찔까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8-24 11:41


밥을 빨리 먹을수록 왜 비만 위험이 커질까.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식사 시간과 비만의 상관성은 다시 확인됐다. 김 교수팀은 2007~2009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8771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각종 건강 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가 15분 이상이 경우보다 평균 약 110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이는 밥 1/3공기를 더 먹는 효과가 있으며, 이로 인해 체중은 평균 4kg 이상 높고, BMI지수 역시 25 이상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향은 여성도 마찬가지였다.

밥을 빨리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는,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 때문이다. 포만감은 위가 아니라 뇌속의 포만중추에서 느낀다. 음식물이 위속에 들어가서 위를 채우고, 이어 소화액이 분비되면서 여러 가지 위장 호르몬들의 작용으로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음식이 들어오자마자 배부름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30분 정도 지나야 한다.

따라서 10분만에 식사를 끝내면 자연히 식사량이 많아진다. 뇌가 신호를 보내기 전이기 때문이다. 후식으로 먹는 커피 등을 거절하기도 힘들어진다.

그런데 김 교수팀의 조사에서 참여자들의 식사시간은 5분 미만 8%, 5분 이상~10분 미만 44.4%, 10분~15분 미만 36.2% 등이었다. 약 90%에서 식사 시간이 채 15분을 넘지 않았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 습관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내려놓는 습관이 그 중 하나다. 윤장봉 나우비클리닉 원장은 "음식을 입에 넣은 후 수저를 밥상에 내려 놓고, 입에 들어간 음식물을 넘긴 후에 다시 수저를 들고 식사한다. 이어 수저를 다시 내려 놓으면 식사시간은 길어지게 된다"고 조언한다. 천천히 먹는 것이 비만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