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끝내고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생체리듬이 깨져 주기적인 생활로 다시 돌아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부병이나 눈병, 각종 피로로 인한 질병들이 함께 몰려올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름 휴가를 건강하게 마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어떤 질병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발갛게 붓고 지친 피부, 혹시 일광화상?
일광화상은 증상이 심해지면 빨갛게 붓고 물집이 잡히거나 심한 통증까지 올 수 있다. 일광화상은 물놀이를 하거나 태양에 노출됐을 때는 모르다가 저녁 때나 휴가를 마친 후에 비로소 화상인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광화상이 발생하면 피부 껍질이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상처 회복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일부러 피부 껍질을 벗기는 것은 좋지 않다.
일광화상이 생기고 난 후 피부 관리는 청결하게 화상 부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보습제를 도포하여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광화상이 아니더라도 휴가를 다녀온 후 피부를 적절히 관리해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는 햇빛에 손상된 피부를 먼저 달래줘야 한다. 만약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등 휴가 후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면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고 냉장고에 화장수를 넣었다가 발라줘야 한다. 또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하며, 보습성분이 많이 함유된 팩을 해주면 건조했던 피부가 촉촉해 질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노화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데,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피부에 비타민 A 혹은 C 등을 피부에 국소 도포하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비타민 A 제제의 경우는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일광화상 부위의 초기에는 사용을 피하고 일광 노출에 의한 홍반, 부종, 따가움 등의 증상이 없어진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청력저하 가져오는 중이염, 외이도염
물놀이 후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이 외이도염과 중이염이다. 외이도염은 외이도가 물에 젖어 피지선과 땀샘이 확장되면서 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에 감염돼 일어난다.
보통 외이도염은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가 통증이 심해지고 이 때문에 수면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식사와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물놀이 후 중이염과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이나 성냥개비, 귀이개 등으로 바로 귀를 후비지 말고, 깨끗한 물로 귀를 씻어낸 후 면봉으로 물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이 때 귀에 수분을 제거할 때 너무 세게 후비지 말고 수분을 제거할 정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중이염은 외이도 안쪽의 중이강 내 이물질이나 감염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되는 질병이다. 초기에 적절히 항생제로 치료한다면 빨리 회복 될 수 있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져 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에는 염증이 심해져, 청력의 저하 또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는 "물놀이 바캉스를 다녀온 경우 2~3일 정도 지나서 귀에 이상이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청력과 연결될 수도 있으므로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풀리지 않는 피로, 바캉스 증후군
휴가를 다녀와서 피로가 가시지 않는 바캉스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수면습관의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의 불균형이다. 따라서 휴가에서 돌아와 피곤하다고 과도하게 낮잠을 자거나 무작정 잠을 많이 자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좋은 수면 습관을 유지해야 하는데 자기 전 가벼운 목욕을 하거나 커피, 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하고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바캉스 때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인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해 충분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바캉스 증후군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필요하다면 종합비타민제를 한두 알 복용하는 것도 좋겠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는 "당장 피로를 이기려고 커피나 피로회복에 좋다는 드링크류 등 카페인 음료를 복용한다면, 단기간 각성 효과를 줄지는 모르나 중추신경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출근을 시작하기 하루 전에는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근 후에도 일주일 정도는 일과 후 술자리나 회식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하고,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아침이나 저녁에 조깅, 사이클, 스트레칭 등 비교적 가벼운 운동을 20~30분간 피로를 풀어줄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단 습도나 온도가 지나치게 높을 때에는 운동 시 피로가 누적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