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되려다 허리디스크 생길라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8-06 15:46

영화 <도둑들>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여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도둑들>은 개봉 11일만에 600만 관객을 가볍게 돌파했고, <다크나이트 라이즈>도 5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두 영화에서 전지현과 앤 해서웨이는 늘씬한 각선미를 선보이며 흥행을 이끌고 있다.

전지현과 앤 해서웨이의 공통점은 개미허리라는 점이다. 영화에서 그녀들이 검은 타이즈를 입고 줄을 타거나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하지만 각선미도 사람 나름이다. 지나치면 더 문제다. 섹시해 보이는 개미허리가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 숨쉬기가 힘들 정도의 통증이 허리에 전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정도의 허리 사이즈로 어찌 성인의 몸을 지탱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많은 여성들이 개미허리를 꿈꾼다. 실제로 여름철 해변에서 가슴과 엉덩이가 큰 여성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었을 때 별로 섹시해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허리가 그다지 잘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몸매의 곡선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척도는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WHR)이다.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0.7:1인 상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다. 34~35인치의 엉덩이를 지녔다면 허리는 24인치쯤 돼야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허리가 건강에는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하이병원 김인철 원장은 "좁은 허리는 내부 장기를 압박하고 근육과 인대를 안정적이고 튼튼하지 못하게 만들어 허리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디스크와 협착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허리가 가는 사람이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서 일을 하고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운동을 등한시하면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보통 허리가 가늘고 상대적으로 골반 외측 폭이 넓은 개미허리 여성들은 골반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통증이 동반되면 힘줄이나 근육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개미허리라고 해서 다 아픈 것은 아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만든 개미허리라면 기초 근육량이 높고 인대도 단단해서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마음먹은 대로 허리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대개는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거나, 밥을 굶거나, 지방흡입을 하는 식으로 손쉽게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굶으면 허리뿐만 아니라 신체 전체의 근육량이 줄어들고 요요현상도 앞당겨진다. 지방흡입은 피부가 탄력있게 보이도록 만들 수는 있어도, 근육의 탄성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개미허리인 여성이 빅 사이즈 가슴까지 원하는 경우도 많다. 개미허리에 C컵 이상의 가슴 사이즈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이런 충동이 더욱 커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만화주인공같은 몸매를 갖기는 어렵다.

체형을 고려하지 않고 가슴만 키운다면 척추와 허리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김인철 원장은 "골반과 척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가슴확대 수술을 할 경우 통증은 물론 디스크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골반 높낮이에 차이가 있으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척추가 함께 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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