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의 곡선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척도는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WHR)이다.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0.7:1인 상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다. 34~35인치의 엉덩이를 지녔다면 허리는 24인치쯤 돼야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허리가 건강에는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하이병원 김인철 원장은 "좁은 허리는 내부 장기를 압박하고 근육과 인대를 안정적이고 튼튼하지 못하게 만들어 허리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디스크와 협착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허리가 가는 사람이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서 일을 하고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운동을 등한시하면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물론 개미허리라고 해서 다 아픈 것은 아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만든 개미허리라면 기초 근육량이 높고 인대도 단단해서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마음먹은 대로 허리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대개는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거나, 밥을 굶거나, 지방흡입을 하는 식으로 손쉽게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굶으면 허리뿐만 아니라 신체 전체의 근육량이 줄어들고 요요현상도 앞당겨진다. 지방흡입은 피부가 탄력있게 보이도록 만들 수는 있어도, 근육의 탄성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개미허리인 여성이 빅 사이즈 가슴까지 원하는 경우도 많다. 개미허리에 C컵 이상의 가슴 사이즈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이런 충동이 더욱 커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만화주인공같은 몸매를 갖기는 어렵다.
체형을 고려하지 않고 가슴만 키운다면 척추와 허리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김인철 원장은 "골반과 척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가슴확대 수술을 할 경우 통증은 물론 디스크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골반 높낮이에 차이가 있으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척추가 함께 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