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명예기자가 간다!]그대가 꿈꾸는 노후는 가능할까?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2-04-12 13:20


 매주 수요일 오전, 노인대학이 열리는 S교회, 어르신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30분이나 앞선 시간임에도 서둘러 앞자리에 앉는 분들, 의외로 근거리보다 멀리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두 시간 걸린다는 분까지 있었다. 이렇게 노인대학뿐아니라 일요일 경로예배에도 빠지지않고 오는 이유중에는 교통비와 점심이 무상 제공되기 때문이란다.

 S교회 주변상가에서 일하고 있는 백미숙씨는 할머니들이 느닷없이 들어와 손을 내미는 통에 당황스러운 때가 한 두번이 아니란다. 정말 곧 돌아가실 것처럼 힘없이 들어와서는 " 요 앞 교회에 왔는데 늦게 왔다고 교통비를 안줘요. 집에 가야하는데…. 조금만 주셔요." 라고 애원을 하는데 처음엔 불쌍한 모습에 몇 천원을 드렸더니 밖에 친구들도 있다며 상점안에 있는 커피믹스 한주먹을 집어들고는 나가더라는 것. 한번이라도 얻어내는 상점이 있으면 노인들사이에 소문이 나서 저번에 누구는 줬으면서 왜 나는 안주냐고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한단다.

 교통비를 받아놓고는 한 번 더 받기위해 안받은 척하고 줄을 다시 서는가하면 생일 선물을 음력, 양력, 주민등록, 세 번까지 챙겨달라는 노인의 억척에 해당 교회 관계자는 "뭔 어르신들이 그렇게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받아놓고도 안받았다고 우기질않나, 남은 밥, 반찬을 싸달라고 하는 어르신들 때문에 노인 공경심마저 다 사라진다." 며 어려운 점을 호소했다. 많은 교회에서 무상제공되는 밥과 교통비를 챙기기위해 서울 일대를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단다. 친구들끼리 각자 알고 있는 정보대로 일주일 내내 이 교회 저 교회를 순회하는 노인들, 뿐인가 파고다공원이 있는 종로 3가역의 점심나절에는 지하철곳곳에 노인들이다. 우유하나와 빵하나를 길바닥에서 드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노인 일자리라고 불리워지는 박스, 파지, 자신이 찜한 수퍼마켓옆에 아예 상주를 하면서 직원이 정리하기가 무섭게 지켜 서있는가하면 모아놓은 걸 누가 집기라도 하면 험한 욕소리도 들린다. 파지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뉴스감도 아니다.

 없는 사람들이나 그렇겠지라면 돈이 좀 있는 분들은 어떨까? 요즘 프랜차이즈 영업을 하는 이들중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은퇴하신 분들이 많이 온다. 불경기라고 하는데 프랜차이즈 영업은 너무 바쁠 정도다."

 성공한 프랜차이즈를 보고 너무 쉽게 선택하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 해당 점포거리에서 유동인구를 일일이 계산해보거나 동종업체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는 노력은 아무래도 부족해보인다. 먹는 장사는 안망한다란 속설만 믿고 갖고 있는 종자돈을 투자했다가 채 몇 년도 안되어서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소상공인진흥원에 의하면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창업에 나서고 그중 20만명 정도만이 1년 이상을 버티니 1/5이 창업비용만 날린다는 거다. 그중 은퇴하신분들이 상당수라는 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노후를 위한 투자가 노후를 걱정하게 만든단 결론이다.


 부인의 요리솜씨만 믿고 국수집을 개업한 한 동네 어르신이 있는데 점포도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골목에 위치한데다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아깝게 남겼다고 타박하질않나, 반찬 좀 더 달라고 해도 야박하게 없다고 말한다.

 인건비를 줄인다고 두 부부가 일을 하지만 두 사람의 인건비가 나오기는 커녕 가게세도 제대로 못낼것처럼 장사가 안되보인다.

 아무리 노력하지않아도 되는 게 노인이다. 요즘은 70세를 넘으신 분에게도 할머니라고 부르면 화를 낸다고 할 정도로 수명이 길어졌지만 그 삶의 질은 전보다 나아진게 없어보인다.

 노인대상의 자원봉사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공짜로 주어지는 물건에 욕심을 내고 안내는 모습에서 그 분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가늠할 수가 있단다. 공짜밥에 교통비를 받아들고 나오면서도 서로 싸우질않나, 차가 지나갈 때도 "절대 비켜주지말라" 며 오히려 으름장을 놓는 노인들을 볼 때면 저렇게 늙지말아야겠다란 다짐까지 하게된단다.

 누구도 이렇게 악착같은 노후, 각박하게 살기를 원치않는다.

 매달 300만원은 있어야 노후생활이 가능하다며 연금을 권유하는 금융기관은 둘째치자. 그 300만원이 최저라는 기준은 어디서 나온것인가? 한창 벌을 때도 300만원이 안되는 가구는 어떡하란 말인가? 그건 복지혜택이 잘 되어있는 선진국에서나 꿈꾸는 안정되고 바람직한 노후일뿐이다.

 대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 취직하기위해 학원으로 도서실로 향하는 청춘들, 4년을 위해서, 직장을 위해서 그렇게 피땀나는 노력을 하는데 하물며 소득도 없이 게다가 건강까지 여의치않은 노후는 언제부터 어떻게 얼마만큼 준비해야할지….

 답은 본인만이 알고 있다. 그대, 어떤 노후를 꿈꾸는가? SC페이퍼진 명예주부기자 1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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