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 볼 일이 있어서 자주 가는 지하철역이 있다. 그 곳에서 나는 즐겁고도 재밌는 요소요소에 나도 모르게 한껏 미소를 짓고는 가방 속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이쪽 저쪽 셔터를 눌렀던 적이 있다. 그렇게 많은 지하철역을 이용해봤어도 그런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건 처음 발견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북을 울려 자기네들의 원통하고도 억울했던 일들을 호소했던 것처럼 종소리를 울려 불편사항을 신고하는 어느 어르신의 모습이 게재된 사진도 재미있어 보였고 때로는 연인사진촬영 등의 이벤트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언제든 이야기를 달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는 게시판은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복잡하게 돌아가는 지하철역 안에서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차별화된 신선한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돌아서서 신문고게시판들에 빼곡히 적혀진 쪽지들을 찬찬히 보고 있자니 사랑고백서부터 이런저런 삶의 고백, 실제로 느끼는 불편한 사항들, 그리고 자화상을 그린 것 같은 메시지 그림들까지 그곳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들이 담겨 따뜻한 온기마저 전해져 왔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행복한 신문고'가 지하철역 뿐만 아니라 경찰서 등 곳곳에 마련되어 있으면 나를 비롯해 많은 지역 주변의 사람들이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들이 있지 오늘은 어떤 이야기들을 남기고 갈까 하며 자주 들여다보는 참 즐겁고도 재밌는 요소가 되기도하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한번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니, 지역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텐데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내년에는 당장 우리 지역에도 이런 멋진 '행복한 신문고'가 세워지기를 새해 소원으로 조심스레 바래본다.
SC페이퍼진 명예주부기자 1기 양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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