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CES가 남긴 과제는?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2-0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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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진지했다. 방문객이 다가오면 먼저 손을 내밀고 친근하게 담소를 나눴다. 그런데 경쟁사의 신제품들을 살펴 볼 때만큼은 달랐다. 제품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연출했다. 2012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 그는 행사기간 동안 단 한 치의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삼성그룹을 이끌어 갈 후계자로서 위용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황태자 이재용의 광폭행보

13일(미국 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2 CES에서 이재용 사장은 '이슈메이커'였다. 전 세계 IT 가전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경영자로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누구와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삼성전자의 향후 경영전략을 읽어내기 위한 요량에서다. 글로벌 IT전자업체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후계자란 꼬리표의 값은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였다. 스마트시대를 맞아 세계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 그러나 그는 무섭도록 침착했다. 차세대 삼성의 주역으로서 자신감도 그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지난해부터 크게 달라졌다. 주요 경영전략 수립 과정의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문제가 발생할 때면 직접 해결에 나섰다.


2010년 소니가 샤프와 함께 차세대 LCD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나섰을 당시 이 사장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과의 미팅을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애플과의 소송전으로 삼성전자의 CPU,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팀쿡 애플 CEO를 만나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약속을 받아 낸 것도 그다. 이 사장의 행보에 글로벌 IT가전 업체의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이재용 사장은 11일(현지시간) 폴 오텔리니 인텔 CEO와 1시간 동안 미팅을 가졌다. 스마트 기기 제조회사와 I 기기의 핵심인 칩셋을 만드는 글로벌 최대 기업 수장의 만남. 둘의 만남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생태계를 변화 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커 보인다.


인텔은 최근 새롭게 모바일 칩셋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전자가 인텔의 칩셋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현재 영국 암(ARM)사 기반의 퀄컴 칩셋과 독자 개발한 엑시노스 칩 두 가지를 채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폴 오텔리니 2월에 열리는 모바일 월드콩그래스(MWC)에서 한차례 회동을 할 예정이다.

기술력 기반, 콘텐cm 확보 '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통해 각종 첨단 기술을 대거 공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실제 2012 CES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였다고 해도 과언 아니었다. 행사 기간 최대 이슈였던 스마트TV 분야에서 각종 상을 수상했다. 55인치 슈퍼 OLED TV가 'CES 최고 혁신상(Best of CES Innovations)'을 수상했고,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스터프Stuff 매거진, G4 TV 등 영향력 있는 주요 매체로부터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 CES 행사를 주최하는 가전제품제조자협회(CEA)는 "한 번 삼성 OLED TV 앞에 서보고 나면, 다른 보통 TV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TV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스마트시대의 핵심 주역이 됐다.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이다. 다만 다양한 콘텐츠 측면의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력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의 DNA를 소프트웨어 분야로 어떻게 이식하느냐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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