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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풍항계] 잘 되는 집 왜 그런가 했더니…밴드웨건이 뭐길래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1-12-12 13:36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특별한 게 있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라 믿는다. 예비창업자들은 소위 '대박집'을 찾아 비법을 염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눈 씻고 찾아봐도 특별한 것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독특한 인테리어, 서비스, 메뉴 정도가 전부랄까. 음식의 맛도 특별한 감동을 찾기 힘들다.

주변을 둘러보면 '내가 잘못 생각했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수많은 손님들이 미친 듯이 음식을 먹는다. '맛있다'는 탄성도 지른다. 내가 못 알아보는 특재 양념 맛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주인장에게 비법을 묻는다. 단칼에 거절이다. 아무리 떼를 써도 주인장은 알려주지 않는다. 음식의 맛을 살리는 양념은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이란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 성공창업을 꿈꾼다면 고객의 심리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랜차이즈컨설팅 전문가 정보철 이니야 대표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창업시장도 고객 심리를 자극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원조집 열풍에도 살아남는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사람이다.

'밴드웨건 효과'라는 게 있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한다. 많은 사람이 구입을 했으니 사고보자는 식이다.

일례로 줄서는 음식점은 손님을 더 불러 모은다. 줄서는 집이라고 하면 소위 대박 맛집을 연상시키기 쉽다. 줄서는 대박집으로 시작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줄서서 먹는 갈비탕 집'으로 유명한 '하누소'가 주인공이다.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만큼 본점인 창동점은 하루 평균 1000그릇 이상의 갈비탕이 팔려나간다. 하누소는 창동 본점을 시작으로 인사동, 창전동, 응암동 매장 등 10여개 대형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똑같은 맛을 유지한 덕분에 가맹점도 본점 못지않게 줄을 서야 먹는 맛집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식품공장을 설립하고 갈비탕과 찜, 냉면의 소스 등을 만들어 원팩으로 진공 포장해 매장에 배송을 한 것이 주요했다. 하고 있다. 하누소의 갈비탕은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가 가진 고유의 맛으로 국물을 내는 것이 비결이다.

버들골이야기도 비슷한 케이스다. 해산물주점을 모토로 이태원 후미진 골목 23.1㎡(7평)에서 줄을 서지 않으면 들어가기 힘들다는 게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벽면을 가득 메운 사연 담은 메모지들, 양철 냄비뚜껑에 정겨운 글씨로 새겨진 메뉴 등은 조그만 이야기도 추억으로 남기는 젊은층의 기호를 반영했다.

버들골이야기의 음식에는 제대로 된 탕 맛, 양념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전국을 돌며 공부한 사장님의 정성이 담겨있다.


서울 신촌의 명물로 떠오른 티(tea)카페 클로리스. 이 곳의 특징은 한 곳에 똑같은 브랜드의 매장이 3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1호점이 생긴 이후 손님이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져 2호점과 3호점을 오픈했다. 각기 다른 컨셉의 인테리어로 구성돼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프랜차이즈로 시작해 새로운 카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고객들의 평가다.

짬뽕 전문점 상하이짬뽕 2년 전 서래마을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프랜차이즈로 승승장구한 브랜드다. 직영 매장인 서래마을점의 대박신화를 경험한 창업자들이 줄줄이 가맹본부의 문을 두드렸다.

서래점의 매장 크기는 46㎡(구 14평형). 4인석 6개와 2인석 1개 등 매장 수용 인원도 26석이 전부다. 작은 점포지만 일평균 매출은 200만원 대. 20번의 테이블 회전이 있어야 가능한 수치다. 상하이짬뽕은 특제홍합짬뽕, 굴짬뽕, 모듬조개짬뽕, 짬뽕국밥 등 5종.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해물쟁반자장, 찹쌀탕수육, 고기만두 등의 사이드 메뉴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

셰프의 국수전(www.chefguksoo.co.kr)은 이대앞 줄서서먹는 국수집으로 유명하다. 이름에서 전문 풍기는 셰프의 솜씨를 맛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한 몫을 했다. 셰프의국수전은 국수전문점이지만 메뉴는 다양하다. 국수종류 이외에도 돈부리, 불초밥 등이 있다. 불초밥은 창작요리라는 타이틀로 폭풍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신선한 와규를 올린 초밥으로 고객 테이블에서 직접 불에 구워준다는 점이 새롭다. 론칭 6개월 만에 45개 가맹점을 오픈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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