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는 'C.I.A'로 통한다. 클라우드(Cloud), 양방향 소통(Interaction),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이다. 하드웨어 측면의 첨단기기가 큰 그림을 그렸다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작은 그림을 그린다. 이 같은 흐름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양방향 소통과 어플리케이션은 이미 스마트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론 클라우드가 중심에 설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웹하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문서와 사진을 저장하고 다운로드를 하는 게 웹하드다. 클라우딩 컴퓨팅은 여기에 소프트웨어(SW) 기능이 추가됐다. 웹하드와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인터넷 저장 공간에서 문서작업을 하고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볼 수 있다. 눈여겨 볼 점은 또 있다. 각종 자료가 한 기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른 기기를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업무를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기 위해 파일을 저장해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접속만 하면 어떤 기기에서든 접속이 가능하다. 호환성만 갖추고 있다면 말이다. 호환성만 뒷받침 된다면 TV, PC,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어떤 기기에서든 원하는 자료를 챙길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IT기기들의 발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와 불가분의 관계다. 최근 모바일 기기의 특징은 '보다 가볍고, 보다 빠르게'를 목표로 만들어진다. 한 업체가 얇고 가벼운 기기를 만들면 다른 업체가 따라가는 식이다. 모바일 기기를 얇게 만들기 위해선 불필요한 부품 등을 제거해야 한다. 빠른 속도를 유지하려면 구동 프로그램도 최소화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의 효율성을 위해선 SW가 돌아가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의 해답이 바로 클라우딩 컴퓨팅인 것이다.
스마트족이 아닌 이상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은 활용범위가 크다.
스마트폰이 물에 빠졌다고 치자. 가장 큰 고민은 정보의 손실일 게다. 스마트폰 안에 저장돼 있는 연락처와 사진 등. 그런데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이런 고민은 끝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장만해 연락처와 각종 데이터를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만 잘 활용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손쉽게 각종 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모바일 클라우딩 컴퓨팅 사용자수가 2009년 4200만 명에서 2014년 10억 명으로 2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시장분석기관 주니퍼 리서치는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가 2014년 95억 달러(약 11조)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IT기업들의 '구름 잡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이유다.
구글은 2006년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독스(문서도구)'를 출시,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진출했다.
사업 초기 성과는 미비했지만 스마트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사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발 빠르게 미래시장 선점에 나섰다.
애플은 아이폰4S부터 '아이클라우드'를 탑재했고 세계 1위 SW업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오피스365'를 출시했다. 오피스365는 MS워드와 엑셀·파워포인트는 물론 개인서류를 온라인에 접속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보였다.
국내의 상황도 해외와 다르지 않다. NHN은 2009년 클라우드 서비스인 N드라이브를 시작했다. 경쟁사인 다음은 곧바로 '다음 클라우드'를 내놨다. 이후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진화를 거듭하자 이동통신사들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을 출시하고 있다.
KT는 유클라우드, SK텔레콤은 T클라우드,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박스를 선보였다. IT기기 제조회사인 삼성전자는 아이클라우드와 유사한 컨셉트의 'S클라우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글로벌 IT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서비스 일체화가 성공 관건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스마트폰 사용자와 태블릿PC 등 모비일 기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니엘 퍼터맨 포그플러그 CEO의 말이다. 그는 최근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진출한 포그플러그의 대표다. 그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국내에 활성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시장 선점을 위해선 각종 스마트 기기의 호환성의 구현이 필요하다. 스마트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 TV 등 각종 스마트기기와 단순한 연결이 아닌 통합된 연결. 그가 던진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업계뿐만이 아닌 스마트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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