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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홍의 브라보 4050] '거북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04 10:13




조루가 있는 남성들을 토끼라고 부르는데 이는 토끼의 짧은 교미시간에 빗댄 말이다. 토끼의 교미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 반면에 교미시간이 가장 긴 동물은 뱀으로 무려 75시간에 이른다.

토끼의 교미시간이 짧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먹이사슬에서 약한 초식동물일수록 교미시간이 짧다. 항상 강한 동물의 습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교미시간까지 단축해야 하는 게 약자의 설움이다. 조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남성 자신의 수치감과 좌절감이다. 성관계 도중에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정을 해버린 뒤의 무안감이다. 조루는 이성 관계에 대한 자신감 약화, 자존심 상처, 성관계 회피로 나타난다. 문제는 남성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인 여성에게도 이어진다.

조루 남성은 토끼가 거북이가 된다면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 좋아 할 일만 아니다.




젊어서는 사정을 참으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던 49세 박팔만씨(가명), 몇 달 전부터는 사정이 지연돼 너무나 기뻤다. 박팔만씨는 내심 '내가 회춘하는구나~!'라고 좋아했다. 그러나 웬걸? 시간이 가면서 사정량도 줄고 사정을 해도 시원한 느낌이 없어졌다. 토끼가 거북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내는 자신이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어 흥분이 안 돼 사정을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은근히 자존심 상했고, 남편에게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남성은 40대 후반에 들어서 섹스를 하면서 사정을 하기까지 시간이 점점 오래 걸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젊었을 때는 그렇게 힘들던 사정 조절이 나이가 들면서부터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장시간 성관계를 가질 수는 있지만 사정이 매번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설령 사정을 했을지라도 강력하지 못하고 시원한 쾌감도 없다. 사정할 때 느끼는 감각이 무디고 사정액이 흘러나오는 정도의 감각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한번 사정한 후에 다시 발기하는데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린다. 젊었을 때는 하루 밤에 2~3번도 섹스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번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이유는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중추나 말초부위 모두에서 남성의 사정 반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정량이 줄어든 이유는 사정액을 만드는 전립선과 정낭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표적기관으로 당연히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생산이 감소하게 된다. 대뇌 중추의 사정반사에 관여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게 되면 사정을 지연시킨다. 또 감각을 떨어뜨려 사정을 해도 시원한 쾌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 <홍성재 웅선클리닉 원장, 정리=임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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