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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홍의 브라보 4050] 김태희가 여자로 안 보이는 남자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0:10 | 최종수정 2011-10-24 10:10




52세 K씨는 부인과 성생활을 못한지 벌써 1년 가까이 되었다. 성에 대한 욕구가 없기 때문이다. 5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예쁜 아가씨를 봐도 가슴에 불이 올라왔었다. 한때는 여자 문제로 아내의 속을 상하게 했던 정력가였다. 그러나 2년 전부터 샤론 스톤이나 김혜수 같은 육감적인 배우를 봐도 가슴에 불이 붙기는커녕 시베리아 벌판처럼 차갑기만 하다.

마음이 허한 K씨에게 친구들은 위로는 고사하고 슬쩍 비꼬기 일쑤다. 과거의 여성 편력을 들추며 '총량제 불변의 법칙'을 거론한다.'총량제 불변의 법칙'은 일생 동안 쓸 정력은 정해져 있다는 우스겟소리다. K씨는 이미 젊은 시절에 많은 여자에게 정력을 남용했기에 나이 들어 사용할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K씨는 종합 검진을 받았다. 몸에 이상은 없었다. 아직도 건강했다. 그런데 유독 그 부분에 관심이 없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테스토스테론에 대해 알게 돼 필자를 찾아왔다. 그를 검사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감소된 후천성 성선기능저하증( LOH: Late Onset Hypogonadism) 으로 진단됐다. K씨에게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했다. 그의 가슴은 활활 타오르는 가스불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랫목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은근한 장작불처럼 지펴졌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되면 성에 대한 욕구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사람의 섹스 중추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다. 고환에서 생성된 테스토스테론의 90%는 체내 혈액을 통해 뇌로 이동하여 시상하부의 섹스 중추 부위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성적 환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며, 주위에서 오는 성적 자극에 반응할 준비가 갖추어진다. 만약에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게 된다면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자연히 성적 욕구가 떨어지고 성관계가 어렵게 된다. 마치 적진을 향해 용감하게 돌진해야 할 탱크에 기름이 없어 멈춰선 꼴이 된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테스토스테론은 25세를 전후에서 매년 1%씩 낮아진다. 50세가 되면 40%가 감소하게 된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0세에 최고의 절정기다. 흔히 이 시기의 남성들을 LPG 가스통이라고 부른다. 성냥만 그으면 폭발할 정도로 성에 대한 욕구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욕은 36~38세에 피크를 이룬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만 가지고 남녀의 궁합을 따진다면 가장 이상적인 나이차는 남자보다 16~18살 연상의 여인이다. 한마디로 이들의 만남은 남자는 가스통, 여자는 성냥불이다. 이들이 만나면 제대로 폭발하여 온몸을 활활 불사르게 된다.

간혹, 신혼 주부가 친정 엄마와 함께 병원을 방문해 눈물로 하소연한다. 서른 살 밖에 안되고 신체 건강한 멀쩡한 남편이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일 밤 깨소금을 쳐야 할 신혼시기에 사랑받지 못한다면 그녀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도 참담할 것이다. 이런 경우 남편의 성에 대한 억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되면 아무리 예쁜 김태희도 여자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웅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뜻의 '영웅호색'이란 말이 있다. 성공한 남자가 여자를 밝히는 것은 주변에 여자가 들끓는 게 이유다. 또 이들 신체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인의 평균치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 것도 이유이다. 여자만 보면 유난히 껄떡거리는 선천성 바람둥이가 있다. 십중필구 왕성한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다. 반면에 정상적인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섹스에 관심이 없는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때문이다. 성욕이 없거나 섹스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떨어지는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 <홍성재 웅선클리닉 원장, 정리=임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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