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홍보대사' 된 일본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
기사입력 2011-08-22 17:35 | 최종수정 2011-08-22 17:36
<인터뷰>
한류 전도사로 유명한 일본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黑田福美·55)' 씨가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동석)는 최근 전남 여수시 조직위 사무국에서 후쿠미 씨에게 홍보대사 임명장을 수여했다. 평소 지극한 한국 사랑을 바탕으로 한-일 문화교류에 앞장서 온 그녀를 만나봤다.
-우선 '2012여수엑스포' 홍보대사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간 한-일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의 사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중책까지 주셔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해양을 주제로 하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일본에 알리고, 많은 관람객들이 엑스포를 찾도록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평소 "한국과 결혼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 사랑이 깊은데, 그 계기라도 있습니까?
예전에 배구선수 강만수씨 플레이에 반해 한국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에 앞서 어머니를 통해 한-일 근현대사에 대해 얘기 듣고, 역사 선생님께서도 일본의 행적을 가르쳐 주셔서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었지요. 그 도구로 '문화'를 떠올렸는데, 그중 직접 만나서 교류하는 여행을 최고의 수단이라는 삼게 됐습니다
-한국과 한국문화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한마디로 '정다움' 입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죠. 식당에서, 시골 동네에서 음식을 입에 넣어주시고, 와락 안아주시기도 하는 아줌마의 인심이 외국인들을 매료 시키는 한국인의 정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는 '사람'이 가장 좋은 관광자원인 셈입니다. 이는 한류가 일본 사회에 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섬나라 입니다. 한국과는 기질이 좀 다릅니다. 중국인과도 또다르고요. 한국인의 '정다움'은 주변국가 사람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는 방문한 적이 있습니까?
여수는 제가 한국의 지방 도시 중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곳입니다. 1997년 엔젤호를 타고 처음 들렀는데, 아름답고 인정 넘치는 인상 깊은 도시였습니다. 특히 역사-문화-음식-인심 모든 게 잘 어우러진 도시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 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여수엑스포 홍보 이외에도 여수의 매력을 일본과 전 세계에 열심히 알려 나가겠습니다.
-지금껏 한국을 여행하며 어디가 가장 매력 있는 여행지였습니까?
곳곳이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서 절대 비교가 어렵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중하게 여기자니 모두 다 의미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국사람들보다 더 속속들이 대한민국 전역을 여행하고 계시는데요. 한국의 전통문화유산 보존 방식, 혹은 관광자원 운용에 대한 개선점은 무엇이던가요.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입니다'. 가끔은 한국인들은 좋은 전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무조건 깨끗한 것만 보여 주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이국적인 모습,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찾고자 하는 겁니다. 오래된 건물들을 부수고 또 한 쪽에서는 새로 한옥타운을 짓고 하는 모순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여수엑스포개최, 많은 외국인들의 참관을 위한 좋은 방안이라도있을까요?
엑스포 행사 자체만을 홍보하려 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엑스포가 열리는 주변을 아우르고 접맥시켜서 더 매력 있는 여행 목적지임을 부각시켜야 하는 것이죠. 여수 인근 지자체 끼리 서로 연계관광지를 만들도록 힘을 합쳐야 합니다. 실제로 여수는 접근성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수를 찾는 과정도 '여정'으로 삼으며 기꺼이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한류 열풍이 거셉니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지역까지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풍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한류 반대시위가 있었고요.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역풍을 헤치고 순항-확산 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계속'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는 것이죠. 시간의 흐름과 환경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 시계추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될까요. 매사에 밸런스가 있는 법입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일본 사회에 1차 한류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한국에 관련한 보도가 극히 제한되고 정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이른바 '혐한'이라는 게 나왔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수그러들었고, 훗날 한류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문화의 유입은 막을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일본 여성 팬들, 특히 아줌마 부대의 한류스타에 대한 애정이 '지나친 수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도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데요?
좋지않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일본 아줌마 팬들의 내면에 흐르는 10대 소녀의 감성, 로맨스 같은 것의 발현 과정인 셈이지요. 이를테면 문학소녀의 정신적 사랑과도 같은 그 무엇입니다. 때문에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지향은 대단히 순수합니다. 자신을 열광케 하는 한국의 드라마를 하나의 문화, 작품으로 대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몰입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를 위해 언어도 배우고, 촬영 배경지도 찾는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구로다 후쿠미씨의 지극한 한국 사랑에 주변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80년대 초반에는 저를 별종으로 취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류가 유행하면서 '나도 구로다상과 같이 되자'는 사람이 많아져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봅니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30여 년 동안 해왔는데, 지난날을 돌아보니 간단치 않은 과정 속에서도 열심히 해 왔고, 그래서 더 뿌듯합니다.
-한국의 어떤 음식을 좋아합니까, 잘 하는 요리가 있습니까?
여러 음식을 좋아하지만 그중 삼계탕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이열치열'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는 내공이 있는 음식이잖아요, 맛도 좋고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영계를 찾기 어려워 삼계탕을 제대로 맛볼 수 가 없습니다. 요즘은 일본 식재료 마켓에서도 사골을 팔아 곰탕을 잘 끓여 먹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아주 잘 하시는데요. 어떻게 배웠습니까
NHK한글강좌, 라디오강좌 등을 들으며 독학 했습니다. 서울 올림픽 무렵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류전문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현장 취재와 리포트를 하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됐죠.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웠습니까?
그간 한-일간의 문화교류에 나름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한국의 진정한 매력을 소개하는 그런 여행상품, 여행정보 등을 담아낼 생각입니다.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구로다 후쿠미 씨잌
한류 붐의 초석을 다진 '1세대 한류 전도사' 구로다 후쿠미 씨는 1985년 간사이 TV 아침 와이드 쇼를 시작으로 '구로다 후쿠미의 한국 로드', 등을 기획하고 리포터로 활약했다. 이후 한일 월드컵 일본 조직위 이사, 한국관광 홍보대사 등을 역임하고,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2002), '유리화'(2004), '머슬 걸'(2011), 영화 '아게망'(1990),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머나먼 하늘'(2011) 등에 출연하는 등 대표적인 지한파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 소개책자인 '서울의 달인'(1994)을 비롯해 10여권의 한국 관련 저서도 집필한 바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감사패, 제2회 대한민국 한류산업 관광대상(문화교류 부문), 한일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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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간 한-일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의 사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중책까지 주셔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해양을 주제로 하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일본에 알리고, 많은 관람객들이 엑스포를 찾도록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평소 "한국과 결혼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 사랑이 깊은데, 그 계기라도 있습니까?
예전에 배구선수 강만수씨 플레이에 반해 한국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에 앞서 어머니를 통해 한-일 근현대사에 대해 얘기 듣고, 역사 선생님께서도 일본의 행적을 가르쳐 주셔서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었지요. 그 도구로 '문화'를 떠올렸는데, 그중 직접 만나서 교류하는 여행을 최고의 수단이라는 삼게 됐습니다
-한국과 한국문화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한마디로 '정다움' 입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죠. 식당에서, 시골 동네에서 음식을 입에 넣어주시고, 와락 안아주시기도 하는 아줌마의 인심이 외국인들을 매료 시키는 한국인의 정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는 '사람'이 가장 좋은 관광자원인 셈입니다. 이는 한류가 일본 사회에 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섬나라 입니다. 한국과는 기질이 좀 다릅니다. 중국인과도 또다르고요. 한국인의 '정다움'은 주변국가 사람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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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방문한 적이 있습니까?
여수는 제가 한국의 지방 도시 중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곳입니다. 1997년 엔젤호를 타고 처음 들렀는데, 아름답고 인정 넘치는 인상 깊은 도시였습니다. 특히 역사-문화-음식-인심 모든 게 잘 어우러진 도시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 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여수엑스포 홍보 이외에도 여수의 매력을 일본과 전 세계에 열심히 알려 나가겠습니다.
-지금껏 한국을 여행하며 어디가 가장 매력 있는 여행지였습니까?
곳곳이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서 절대 비교가 어렵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중하게 여기자니 모두 다 의미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국사람들보다 더 속속들이 대한민국 전역을 여행하고 계시는데요. 한국의 전통문화유산 보존 방식, 혹은 관광자원 운용에 대한 개선점은 무엇이던가요.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입니다'. 가끔은 한국인들은 좋은 전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무조건 깨끗한 것만 보여 주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이국적인 모습,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찾고자 하는 겁니다. 오래된 건물들을 부수고 또 한 쪽에서는 새로 한옥타운을 짓고 하는 모순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여수엑스포개최, 많은 외국인들의 참관을 위한 좋은 방안이라도있을까요?
엑스포 행사 자체만을 홍보하려 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엑스포가 열리는 주변을 아우르고 접맥시켜서 더 매력 있는 여행 목적지임을 부각시켜야 하는 것이죠. 여수 인근 지자체 끼리 서로 연계관광지를 만들도록 힘을 합쳐야 합니다. 실제로 여수는 접근성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수를 찾는 과정도 '여정'으로 삼으며 기꺼이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한류 열풍이 거셉니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지역까지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풍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한류 반대시위가 있었고요.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역풍을 헤치고 순항-확산 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계속'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는 것이죠. 시간의 흐름과 환경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 시계추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될까요. 매사에 밸런스가 있는 법입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일본 사회에 1차 한류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한국에 관련한 보도가 극히 제한되고 정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이른바 '혐한'이라는 게 나왔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수그러들었고, 훗날 한류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문화의 유입은 막을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일본 여성 팬들, 특히 아줌마 부대의 한류스타에 대한 애정이 '지나친 수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도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데요?
좋지않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일본 아줌마 팬들의 내면에 흐르는 10대 소녀의 감성, 로맨스 같은 것의 발현 과정인 셈이지요. 이를테면 문학소녀의 정신적 사랑과도 같은 그 무엇입니다. 때문에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지향은 대단히 순수합니다. 자신을 열광케 하는 한국의 드라마를 하나의 문화, 작품으로 대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몰입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를 위해 언어도 배우고, 촬영 배경지도 찾는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구로다 후쿠미씨의 지극한 한국 사랑에 주변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80년대 초반에는 저를 별종으로 취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류가 유행하면서 '나도 구로다상과 같이 되자'는 사람이 많아져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봅니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30여 년 동안 해왔는데, 지난날을 돌아보니 간단치 않은 과정 속에서도 열심히 해 왔고, 그래서 더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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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음식을 좋아하지만 그중 삼계탕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이열치열'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는 내공이 있는 음식이잖아요, 맛도 좋고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영계를 찾기 어려워 삼계탕을 제대로 맛볼 수 가 없습니다. 요즘은 일본 식재료 마켓에서도 사골을 팔아 곰탕을 잘 끓여 먹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아주 잘 하시는데요. 어떻게 배웠습니까
NHK한글강좌, 라디오강좌 등을 들으며 독학 했습니다. 서울 올림픽 무렵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류전문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현장 취재와 리포트를 하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됐죠.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웠습니까?
그간 한-일간의 문화교류에 나름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한국의 진정한 매력을 소개하는 그런 여행상품, 여행정보 등을 담아낼 생각입니다.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구로다 후쿠미 씨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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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감사패, 제2회 대한민국 한류산업 관광대상(문화교류 부문), 한일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