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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우승' 케빈 나의 한국어 인터뷰, 그리고 눈물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8-07-09 11:41


WHITE SULPHUR SPRINGS, WV - JULY 8 : Kevin Na holds the trophy after winning the tournament at A Military Tribute At The Greenbrier held at the Old White TPC course on July 8, 2018 in White Sulphur Springs, West Virginia. Rob Carr/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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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SULPHUR SPRINGS, WV - JULY 8: Kevin Na hits his third shot into the 12th hole during the final round of A Military Tribute At The Greenbrier held at the Old White TPC course on July 8, 2018 in White Sulphur Springs, West Virginia. Rob Carr/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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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케빈 나(35). 오래 전부터 PGA 투어에서 활약해 한국이름 나상욱으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골퍼다.

그가 무려 7년 만에 PGA 두번째 우승을 신고했다. 9일(한국시각)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TPC(파70·7286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총상금 7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치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켈리 크래프트(미국)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 전문'이란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훌훌 날려버린 쾌거. 우승도 우승이지만 현지 방송 인터뷰 도중 깜짝 한국어 인터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지 방송과 영어로 인터뷰하던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한 뒤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한국 팬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우승해서 기쁩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유를 묻자 그는 "한국팬들이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라고 답했다. 외국으로 국적을 옮긴 선수들에 대해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케빈 나는 예외다.

그는 '골프 신동'이었다. 8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 9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미국에서 '주니어 최강'으로 꼽혔다. 12세 때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해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고, 1999년과 2000년에는 타이거 우즈가 1991년 우승을 차지했던 로스앤젤레스시티챔피언십을 잇달아 제패했다. 2001년에는 PGA 투어 뷰익오픈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될 성 부른 나무' 케빈 나 소식은 국내에도 알려졌다. 많은 한국 골프팬들이 그의 선전을 응원했다. 큰 기대와 함께 2004년 PGA에 데뷔한 그에게 우승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데뷔 후 7년 10개월 만인 2011년 10월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데뷔 후 211경기 만에 달성한 첫 승.

하지만 이후 또 다시 우승 문은 굳게 닫혔다. 157경기를 치르는 동안 올 시즌 제네시스 오픈 공동 2위 등 준우승을 6차례 했지만 정상까지는 딱 한걸음이 모자랐다. 세월은 흐르고 '골프 신동'은 어느덧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다. 스스로도 조금씩 초조해졌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드라이브 거리를 늘리는 등 젊은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는 노력 끝에 다시 7년 만인 이번 밀리터리 트리뷰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감격에 겨워 울먹이던 바로 그 순간, 케빈 나의 머릿 속에는 모국이 떠올랐다. 비록 현재 국적은 달라졌지만 한국인 뿌리로서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봐주고 성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을 터. 눈물을 참아가며 한국어로 인사하던 바로 그 순간, 케빈 나는 나상욱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WHITE SULPHUR SPRINGS, WV - JULY 8: Kevin Na walks to the 13th tee during the final round of A Military Tribute At The Greenbrier held at the Old White TPC course on July 8, 2018 in White Sulphur Springs, West Virginia. Rob Carr/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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