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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들은 날씨 탓에 울상이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봄철 반짝이 옛말이다.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상시화 될 조짐. 아무래도 야외활동을 줄일 수 밖에 없다. 골프 산업에도 크든 작든 타격이 불가피하다. 프로 투어대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마케팅 노력에도 불구, 흥행의 외부 바로미터인 갤러리 수를 늘리기 쉽지 않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렸을까. 선순환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출범한 제네시스 대회는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을 자랑한다. 총 상금 15억원, 우승상금이 3억원이다. 우승자에게는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 G70도 준다.
돈도 돈이지만 선수들을 유혹하는 혜택이 파격적이다. 꿈의 PGA 출전권 2장이 걸려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PGA투어 'CJ 컵@나인브릿지'와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이다. 상금도 많고 혜택도 크니 당연히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스타가 몰리고 대회 수준이 올라가니 갤러리도 자연스레 늘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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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규모와 품격을 앞세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성공적 대회로 마무리 되며 한국남자골프투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우승의 영광은 이태희(34)의 몫이었다. 라운드 마다 선두가 바뀌는 접전 속에 '잠룡' 이태희가 마지막 날 불끈 힘을 썼다.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이정환(27)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었다. 이로써 이태희는 2015년 6월 넵스 헤리티지 우승 이후 약 3년 만에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2006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난 12년 간 단 한번도 한 시즌에 상금 3억원을 벌어본 적이 없었다. 대회 한번의 우승으로 단숨에 시즌 최다 상금인 3억원을 돌파한 셈이다.
우승 확정 후 이태희는 부모님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부모님과 여동생, 사랑하는 와이프, 장인어른과 장모님, 후원사 최 윤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아들 서진이가 태어난 지 100일 됐는데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정환은 3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한채 5언더파 283타로 준우승에 머물렀고, 김성용(42)이 3언더파 285타로 3위, 김형성(38)과 정한밀(27) 나란히 2언더파 286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