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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30)도 딱 하나 못 이룬게 있다.
박인비의 국내 무대 첫 우승. 과정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국내 무대 정규투어 우승 한번 없는 당찬 신예의 겁 없는 도전에 마지막 18번 홀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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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시작하자마자 김아림의 추격이 거세졌다. 10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올스퀘어를 이뤘다. 김아림은 12번홀에서 어프로치 미스로 먼거리 파퍼팅을 남겼으나 과감하게 성공시킨 뒤 캐디를 향해 머리를 흔들며 기뻐했다. 박인비는 중거리 버디 퍼팅을 아슬아슬하게 놓치며 올스퀘어를 이어갔다.
팽팽하던 흐름은 파3 13번 홀에서 갈렸다. 박인비가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다시 1홀을 앞서갔다. 여세를 몰아 파4 15번 홀에서 파 세이브로 보기에 그친 김아림에게 2홀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국내 무대 첫 우승이 성큼 다가온 순간, 평온했던 마음에 긴장감이 찾아왔다. 박인비는 파3 16번 홀에서 미스샷으로 그린을 놓쳐 보기를 범해 다시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박인비는 경기 후 "전반에는 긴장을 안했다. 16번홀 쯤 오면서 우승 생각을 하면서 긴장해 첫 보기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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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타 차 승부. 17번 홀이 승부처였다. 박인비의 세컨드샷은 이단 그린 바로 아래 떨어졌다. 김아림의 회심의 세컨드샷은 홀 근처에 떨어졌지만 백스핀을 먹고 이단그린 아래를 지나 프린지까지 흘러내렸다. 버디를 노렸지만 왼쪽으로 흐르며 실패. 박인비도 버디에 실패하며 결국 홀을 비겼다. 결국 박인비는 파5 18번 홀에서 마지막 파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천하의 박인비도 오른주먹을 살짝 쥐면서 하늘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웠다. 결코 쉽지 않았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국내 투어 첫 우승. 이로써 박인비는 한미일 3대 투어 우승의 기록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경기 후 "마지막 매치가 힘들었다. (김)아림 선수도 좋은 플레이를 했고, 첫 우승이 쉽게 오지 않는구나 뼈저리게 느꼈다. 마지막에 긴장했었는데 우승을 해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상금 1억7500만원과 별도로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를 부상으로 받게 된 박인비는 "뜻깊은 경품인 만큼 현금화 하지 않고 받아 기념으로 할아버지 농장에서 쓰시도록 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인비는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한 뒤 오는 26일 미국으로 출국, 31일 개막하는 US오픈에 출전해 시즌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