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영(28·PNS창호)이 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을 탈환했다.
양희영은 대회 최저타도 경신했다. 양희영은 2007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와 2010년 미야자토 아이(일본)이 세웠던 21언더파 267타를 한 타 줄였다.
이날 양희영은 고된 스케줄을 소화했다. 전날 3라운드 경기가 13번 홀(파4)까지 마친 상태에서 일몰 중단됐다. 중간합계 17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달리던 양희영은 이날 오전 3라운드 14∼18홀을 마저 돌았다.
승부처는 14번 홀(파4)이었다. 유소연이 17언더파로 뒤쫓아 온 상황에서 양희영은 홀 컵에서 6m 정도되는 다소 먼 지점에서 파 퍼트를 남겼다. 그러나 양희영은 어려운 라이에서 파 세이브로 유소연의 추격을 따돌렸다.
양희영은 남자 골프의 안병훈(26)처럼 특이한 가족사를 지녔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카누 선수였던 양준모씨와 서울아시안게임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 장선희씨(이상 53) 사이에서 자랐다.
양희영이 골프를 하면서 운동선수 출신 부모님에게 받은 조언은 한 가지다. '성실함'이다. 양희영은 부모님의 철학을 잘 따랐다. 중학교 3학년 때 호주로 건너가 골프 유학을 한 양희영의 별명은 '터미네이터'였다.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허리를 펴지 않고 퍼트를 했다. 연습장에서 공을 칠 때도 기계처럼 샷을 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의 성실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까지 시간이 길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영광은 투어 6년차 때 찾아왔다. 2013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L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의 꿈은 2015년에 이뤄졌다. 바로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였다. 지난해에는 잊지 못할 추억도 남겼다. 세계랭킹을 9위까지 끌어올려 박인비 전인지 김세영과 함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양희영은 동메달을 따낸 펑샨샨(중국)에 1타 뒤져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양희영은 "많이 아쉬웠다"며 회상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2017년 2월에 날려버렸다.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했던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공동 47뒤에 머물렀지만 양희영은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맛봤다. 2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생애 세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2017년 LPGA 투어는 또 다시 태극낭자가 휩쓸 것으로 보인다. 장하나가 지난주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양희영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또 한 명의 스타가 태극낭자 군단에 가세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정복한 박성현(24)이 내달 2일부터 싱가포르에서 펼쳐질 HSBC 위민스 챔피언십부터 LPGA 무대에 뛰어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