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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국내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를 연다.
10년 1억 달러(약 1135억 원) '통 큰' 투자
이번 대회는 PGA 투어 2017~2018 시즌 정규 대회로 내년 10월 19일부터 나흘간 4라운드 스트로크 방식으로 열린다. 대회장은 CJ그룹이 운영하는 제주 나인브릿지와 경기도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골프장이 후보지다. CJ그룹과 PGA 투어 사무국측은 대회 유치에 있어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최종 결정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 나인브릿지는 세계 100대 골프장에 올라 있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치른 경험이 있다.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수도권에 근접해 접근성과 갤러리 유치 등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출전 선수는 총 78명이며 컷 오프 없이 진행된다. 페덱스컵(PO) 포인트 상위 랭커 60명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선수 등 18명이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 CJ그룹은 "최소 10명 이상의 국내 선수들을 출전시키기 위해 PGA 투어 사무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를 통한 또다른 한류 전파
한국에서 PGA 투어 정규대회는 처음이다. 2010년 챔피언스(시니어)투어 포스코건설송도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 10월 미국과 세계연합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이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펼쳐져 조던 스피스(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이 한국을 찾았다. CJ그룹은 "이 대회가 국가 브랜드 제고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스포츠, 문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수만 명의 갤러리가 입국해 숙박과 음식, 쇼핑 등 직, 간접 소비를 확산시키고, 지구촌 220개국에 중계되면서 국가 문화 등을 전 세계로 전파하는 'PGA 투어 파워'가 출발점이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노출과 광고 효과 등을 포함한 경제효과는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남자 골프 발전 기폭제
1998년 US여자오픈 '맨발 투혼'으로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세리(39)가 2003년 CJ그룹에 둥지를 튼 게 하이라이트다. 연간 20억원, 5년간 100억원이라는 스폰서 계약으로 뉴스를 만들었다. 박세리는 첫 해 3승을 올리는 등 계약기간 5년 동안 6승을 쓸어 담았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가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을 수확한 원동력이 됐던 셈이다.
실제 CJ그룹의 LPGA 투어 선수 후원은 한국 여자 골프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강지민(36)의 2005년 코닝클래식과 이선화(30)의 2006년 숍라이트클래식 등 승전보가 이어졌다. 최근엔 남자 선수들의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의 '원투펀치' 안병훈(25ㆍCJ그룹)과 김시우(21ㆍCJ대한통운) 역시 CJ그룹 소속이다. 김시우는 특히 지난 8월 PGA투어 정규리그 최종전 윈덤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세계랭킹 52위의 월드스타로 도약했다. 안병훈은 지난해 유러피언(EPGA)투어 메이저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의 '신인왕'에 등극했다.
CJ그룹은 이 대회를 통해 한국 남자 골프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여자 골프는 국민적 관심 속에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남자 골프는 관심 및 지원 부족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PGA 투어 대회 개최로 국내 남자 골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여 '제2의 최경주', '남자 골프의 박인비'가 탄생하는 토양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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