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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무득점 울산, 이정협 학습 효과 덕 볼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3-30 18:20


◇이정협이 지난 24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7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안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명가 회복'의 길은 쉽지 않았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일정을 시작한 울산 현대의 출발은 부진했다. 2경기서 1무1패의 성적을 얻는데 그쳤다. 경기력은 롤러코스터였다. 낙승이 기대됐던 승격팀 상주와의 원정 경기에서 거짓말 같은 0대2 완패를 당했다. 반면 고전이 예상됐던 '우승후보'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에서는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2경기 모두 무득점 사슬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돌아온 이정협(25)을 향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슈틸리케호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고 레바논, 태국과의 A매치 2연전에 나섰던 이정협은 레바논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데 이어 태국전에서도 석현준과 투톱으로 나서 제 역할을 수행해 '황태자'라는 타이틀이 허울이 아님을 입증했다.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휘젓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내주는 등 자신의 강점을 그대로 선보였다.

사실 그동안 이정협의 부담감은 상당했다. 울산에서 득점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었다. A대표팀 득점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면서 '골 갈증'을 푼 것은 울산에서 한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지난 두 경기 모두 이정협을 원톱으로 세웠다. 상주전에는 코바와 김인성 서정진에게 2선을 맡겼다. 하지만 전북전에선 코바를 그대로 둔 채 김승준 한상운을 내세워 효과를 봤다. 두 선수 모두 이정협과의 연계플레이 및 개인 돌파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전북 수비라인을 공략했다. 2선에서 실마리를 찾은 만큼 원톱 이정협의 전술적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정협이 A대표팀에서 보여준 만큼의 활약을 울산에서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이유다.

이정협은 2선과 함께 유기적이고 한박자 빠른 패스로 공격을 전개해 갈 때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패턴보다는 수비 후 공격 전환에서 울산이 얼마나 빠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활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전북전에서 콤팩트한 공격 전개로 효과를 본 바 있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해왔다.

이정협이 슈틸리케호 합류를 마친 뒤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울산'이었다. "소속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잠에서 깨어난 푸른 호랑이의 매서운 눈빛이 골문을 정조준 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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