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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가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한국에서 태어나 8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대니 리는 어린 나이에 각종 아마추어와 프로 대회에서 우승, 유망주로 인정받은 선수다. 한국 이름은 이진명이다. 2008년 18세1개월의 나이로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대니 리는 2009년 2월 유럽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했다. 2009년 마스터스 출전 뒤 프로로 전향한 대니 리는 PGA 투어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한동안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2년 2부 투어에서 뛰면서 어렵게 PGA 투어 출전권을 땄지만 26개 대회 중 10개 대회에서 컷탈락하며 출전권을 유지하지 못했다. 다시 2부 투어에서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그는 2014년 3월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첫 우승을 향해 전진을 거듭했다.
대니 리는 연장 돌입에 앞서 긴장감을 덜어내기 위해 그만의 '특별한 의식'도 치렀다. 캐디에게 부탁해 18번홀 티 근처의 모형 우물에 연장전 선수 명단을 넣었다고 한다. 대회가 열린 올드 화이트TPC는 옛 유황온천이 있던 곳으로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의 우승컵도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던 우물을 형상화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니 리는 "의식 덕분에 내가 이길 수 있었다. 준비가 됐다는 기분이 들었고, 정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꿈꿔왔던 우승을 드디어 해냈다"면서 "골프에 전혀 질리지 않는다. 내 직업이고, 좋아서 하는 일이다. 매주 골프장에 올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동안 골프를 즐겨왔다"고 덧붙였다. 대니 리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2015년 프레지던츠컵 출전 의지도 드러냈다. "올해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고 싶다. 내가 태어난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과 유럽 선수를 제외한 세계랭킹 상위 10명이 인터내셔널팀의 일원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남은 2명은 각 팀의 선수 단장이 지명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이 모처럼 별명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1,2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적어내 회복의 조짐을 보인 우즈는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공동 32위(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2013년 8월 바클레이스 대회 이후 2년 만에 보기 없이 최종라운드를 마친 우즈는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해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우즈는 "오랜만에 최상의 샷을 나렸다. 경기 내내 클럽을 잘 컨트롤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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