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문경준(33)이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문경준은 고교 1학년 때까지 하던 테니스를 포기하고 2001년 경기대에 들어가서야 골프를 시작했다. 프로 선수보다는 나중에 골프 방면에서 교수를 할 생각이었다. 골프에 재능이 있다는 지도교수의 권유로 대학 2학년 때부터 골프에 매진한 문경준은 2006년 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으로 입회했고, 2007년부터는 정규투어에 뛰어 들었다. 정규투어 첫 해에 상금 순위 60위에 올랐던 문경준에게 2008년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그는 "당시에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고 엘리베이터를 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해 약까지 받았지만 문경준은 스스로 극복하자고 마음먹었다. 2009년 군에 입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명상과 등산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군 복무를 마치기 3개월 전인 2011년 11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문경준은 점차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고 2012년 정규투어에 복귀했다. 하지만 첫 우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매 대회 1,2라운드에는 선두권으로 나서다가 후반 라운드에서는 무너지기 일쑤였다.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챔피언조로 나선 문경준은 끝까지 마음의 안정을 지키며 생애 첫 승을 지켜냈다.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지만 벌어놓은 타수 덕에 우승을 차지한 문경준은 23개월된 아들과 아내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우승 후 문경준은 "긴장을 많이 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며 경기했다"며 "우승도 좋지만 50세가 넘어서도 시니어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디펜딩챔피언 박준원(29)은 공동 8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운 최상호(60)는 공동 26위(6오버파 294타)에 이름을 올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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