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2014년 결산 '춘추 전구 시대 활짝 열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11-27 08:41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7개 대회(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2014 제외)가 열렸다. 총상금 약 165억 원, 평균 상금 약 6억 원 규모로 치러졌다. 특히 올시즌에는 경기 시간 단축과 보다 많은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위해 2부 티오프제를 도입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김효주 독주

KLPGA 투어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김효주(19)다. 4개의 메이저 대회 중 3개를 석권하는 등 시즌 5승을 달성한 김효주는 상금 12억원 쌓으며 상금왕, 대상, 다승왕, 평균타수상까지 4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거둔 것은 2008년 신지애(26), 2009년 서희경(28) 이후 세 번째다.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김효주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까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다 상금액(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이 걸린 '한화금융 클래식 2014' 우승컵마저 가져가며 1인자로 우뚝 섰다. 하반기에는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더 추가하며 일찌감치 상금왕과 다승왕을 예약했다.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기록 파괴자'로 거듭났다. 2008년 신지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상금(7억6518원) 기록을 가볍게 뛰어 넘은 김효주는 KLPGA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액 10억 원을 기록했고 내친 김에 12억 원 돌파까지 성공하며 2014 KLPGA 투어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등극했다.

슈퍼루키 백규정, 신인왕 품다

올시즌 KLPGA투어에는 유례 없는 치열한 신인왕 접전이 펼쳐졌다. 시즌 초부터 슈퍼루키 3인방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백규정(19), 고진영(19), 김민선(19)은 5승을 합작하며 팬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올시즌 네 번째 대회인 '넥센 ·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4'에서 첫 우승을 거둔 백규정은 '제4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즌 첫 다승자에 등극하며 초반 기선 제압을 했다. 하반기 들어 더욱 안정된 모습을 이어가던 백규정은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 챔피언십' 연장 접전 끝 메이저 타이틀마저 품에 안으며 3승 고지를 밟았다. 루키가 데뷔 시즌에 다승을 기록한 것은 2006년 신지애(3승) 이후 8년 만이다.


경쟁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꾸준한 성적으로 백규정을 압박해 온 고진영이 소속사 대회인 '넵스 마스터피스 2014'에서 첫 승을 신고하면서 신인왕 경쟁은 2파전으로 치닫는 듯 했다. 그러나 김민선5가 'ADT캡스 챔피언십 2014'에서 연장 승부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틀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시즌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4' 결과를 통해서 백규정의 신인왕 수상이 확정됐다. 거침없는 플레이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95년생 신인들의 라이벌 열전은 2014 KLPGA 투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은 최고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8명의 다승왕, 춘추전국시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장하나(22)와 김세영(21)이 사이 좋게 다승왕 타이틀을 나눠 가졌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시즌에는 김효주의 독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2014 KLPGA 투어는 역대 최다인 무려 8명의 다승자를 배출해내며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3승을 거둔 백규정, 전인지(20)를 비롯해 김세영, 장하나, 이정민(22), 이민영(22), 허윤경(24)까지 2승씩을 챙겼다. 지난 시즌 장하나, 김세영, 김보경(28) 등 단 3명의 선수만이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비교해볼 때 올시즌 KLPGA투어가 한층 더 강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9번의 연장 승부

올시즌 KLPGA 팬들은 매 경기 이어지는 짜릿한 승부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무려 9개 대회에 걸쳐 펼쳐진 연장 승부 탓이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이 그 시작을 알렸다. 김세영은 '2014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 승부 끝에 허윤경을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윤채영(27)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9시즌 만에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정민은 '제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1년 9개월 만에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후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 챔피언십'부터 '제1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4경기 연속 연장 혈투가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특히 'OKSavingsBank 박세리 Invitational'에서는 5차 연장 접전 끝에 이민영이 귀중한 시즌 2승을 거뒀다. 상향 평준화된 선수들의 실력과 화끈한 플레이가 어우러져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감동을 선사했다.

해외에서도 인장

해외에서 KLPGA의 위상을 드높인 한 해이기도 했다. 세계랭킹 상위자 자격(비회원)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김효주는 메이저 대회 최소타 신기록(61타)을 작성하며 깜짝 우승을 일궈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에 질세라 백규정 역시 국내에서 열린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올시즌 KLPGA투어에서 나란히 대상, 신인상을 차지한 두 선수의 맹활약은 KLPGA 투어가 세계 넘버원임을 입증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김효주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