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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될 것인가. 리버풀 앞에 놓인 양갈래 길이다.
로저스 감독은 스쿼드 강화와 동시에 수아레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토트넘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보여준 희비가 있다. 토트넘은 '에이스' 가레스 베일을 밀당 끝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며 8200만파운드(약 1425억원)를 벌어들였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선택은 '다다익선'이었다. 로베르토 솔다도, 에릭 라멜라, 크리스티안 에릭센, 파울리뉴 등 각국 리그의 준척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베일의 공백을 메우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기대와 달리 잉글랜드 적응에 실패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영입실패로 인한 책임으로 경질됐고, 토트넘은 시종 저조한 경기력 끝에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현명한 투자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인간계 최강 공격수'로 불린 라다멜 팔카오를 AS모나코로 보내고 5200만파운드(약 904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리그에서 검증된 '베테랑' 다비드 비야 등 적재적소에 필요한 영입만을 하며 팀을 정비했다. 그 결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성공했다.
일단 로저스 감독은 토트넘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중간을 선택했다.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폭풍 영입에 나섰다. 리키 램버트, 아담 랄라나, 데얀 로브렌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들과 엠레 칸, 라자르 마르코비치, 디보크 오리지, 하비에르 만키요 등 해외 리그 출신들 총 7명을 데려왔다. 로저스 감독은 목적은 명확하다. 수아레스처럼 당장 팀을 우승으로 이끌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기 보다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팀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버풀이 지난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이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리버풀은 올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리그를 병행해야 한다. 로저스 감독은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 해외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를 대거 영입하며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에 꾸준히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두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적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들 중 특급 선수는 없지만 모두 기본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과연 리버풀이 올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리버풀은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의 가장 큰 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