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랑' 이기상, KPGA 매치플레이 강자로 우뚝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5-25 18:22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예비신부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이기상. 사진제공=KPGA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새로운 매치플레이 강자가 탄생했다. 11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 이기상(28)이 25일 경기도 용인의 88골프장 서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먼싱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최준우(35)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역대 우승자를 차례대로 꺾으며 이변을 일으킨 이기상은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매치플레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대진운은 좋지 않았다. 32강전부터 8강까지 이 대회 역대 우승자와 대결을 펼쳤다. 32강에서는 2012년 챔피언인 홍순상(33)을 만났고,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김도훈(25)을 상대했다. 8강에서는 2012년 우승자인 김대현(26)을 맞아 마지막홀에서 간신히 승리를 따냈다.

4강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변진재(25)마저 물리친 이기상은 결승전에서 최준우를 상대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경기 초반에 티샷이 흔들리면서 분위기를 빼앗겼다. 3번홀까지 1홀을 앞섰지만 5번홀에서 티샷 OB(아웃오브바운드)로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동점을 내줬다. 샷 난조는 7번홀(파4)까지 이어졌다. 보기를 기록하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11번홀까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결승전다운 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챔피언' 3명을 꺾고 결승에 오른 이기상의 저력은 후반에 발휘됐다. 12번홀(파3)과 13번홀(파5)에서 최준우가 실수를 거듭하는 사이 이기상이 내리 두 홀을 따냈고,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컵 1m70 거리에 붙이며 우승을 예고했다. 이기상은 침착하게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파에 그친 최준우를 제압하며 '맞짱왕'에 등극했다.

새로운 매치플레이 강자의 탄생이었다. 2009년 11월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이기상은 4년 6개월만에 따낸 두 번째 우승도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수확하는 독특한 우승 이력을 완성했다.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매치플레이 2승'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상금 2억원을 챙긴 그는 시즌 상금 랭킹에서 2억6300만원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화끈한 프러포즈도 이어졌다. 11월 22일 결혼하는 이기상은 우승 상금 2억원이 적힌 보드를 예비 신부에게 전하며 프러포즈를 해 박수를 받았다. 이기상은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참아왔는데 우승으로 보상 받았다. 그동안 옆에서 정신적으로 도움을 준 예비 신부에게 고맙다"면서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2승을 했으니 다음에는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날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윤슬아(28)가 김하늘(28)을 꺾고 2012년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년7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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