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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범한 박인비, 그녀의 선택은 과연?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10-22 10:23 | 최종수정 2013-10-23 07:13


박인비가 마지막날 7번홀에서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박인비는(25)는 현재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후반기 들어 박인비가 주춤하는 사이 2위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스테이스 루이스(미국)가 꾸준히 성적을 냈다. 올시즌 남은 대회는 4개. 시즌 6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박인비지만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세계랭킹 1위, 상금왕, 올해의 선수 등의 타이틀을 보장할 수 없다.

이번 주엔 대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진행된다. 24일부터 나흘간 대만 타오위안현 양메이의 선라이즈 골프장(파72·6390야드)에서 선라이즈 LPGA 대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이 열린다. 그런데 박인비는 출전하지 않는다. 박인비를 제외한 세계랭킹 상위권의 선수들은 총출동한다.

박인비가 출전하지 않는 이유는 스폰서와의 의리 때문이다. 같은 기간 한국에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이 인천 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열린다. 박인비의 메인스폰서인 KB금융 그룹에서 주최하는 대회다. 갈길 바쁜 박인비지만 스폰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대회에 출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박인비는 지난주 열린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대회를 선택하려고 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 또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타이틀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면 국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올해의 선수' 수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박인비로선 2위 페테르센의 맹추격이 부담스러웠다. 잠깐 고민했다. 대만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가 절실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개인 수상에 대한 욕심을 잠시 접고 의리를 선택했다. 박인비는 "나에게 날개를 달아준 곳이다. 보답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인비는 올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며 우승컵을 쓸어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스폰서가 없는 처지였다. 지난 5월 KB금융그룹이 전격적으로 후원사로 나섰다.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돼 준 것이다.

LPGA 타이틀 수성이 위태로운 건 사실이다. 강력한 도전자는 역시 페테르센이다. 페테르센은 지난달 세이프웨이 클래식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한 뒤 이번 달 사임다비 대회와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각각 공동 3위를 차지하며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박인비(233만5000달러)와 페테르센(194만1000달러)의 상금 차는 39만4000달러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서 페테르센이 정상에 오른다면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보태 턱밑까지 박인비를 추격할 수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올 시즌 3승을 올린 루이스 또한 상금 랭킹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루이스는 올해 176만4000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박인비가 290점을 유지하고 있다. 페테르센은 222점, 루이스가 200점이다. 우승한 선수에게는 30점, 준우승자에게는 12점이 주어지고 10위(1점)까지는 차등 지급된다. 다행히 남은 4개 대회에서 추격자들이 두번 이상 우승해야 역전할 수 있어 올해의 선수상만큼은 박인비에게 유리해 보인다.

문제는 박인비의 컨디션이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내리막을 탔다. '그랜드슬램' 달성은 커녕 4개월 가까이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톱10도 단 한 차례뿐이었다. 강점이었던 퍼팅이 흔들리면서 성적도 흔들렸다. 지난주 대회에선 지금까지 고집했던 퍼터를 새 퍼터로 교체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즌 막판 박인비가 퍼팅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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