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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호령했던 청야니, 왜 이럴까??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9-02 14:07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수잔 페테르센이 같은조에서 경기를 펼친 청야니를 안고 위로해 주고 있다. 사진캡쳐=LPGA



한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호령했던 청야니(대만)가 부활 문턱에서 또 무너졌다.

청야니는 2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파72·6465야드)에서 열린 세이프웨이 클래식 마지막날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2위 그룹과는 3타차. 4라운드만 잘 버티면 1년6개월만에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청야니는 6오버파로 무너졌다.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를 쏟아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청야니는 우승컵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넘겨주고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공동 2위에서 출발한 페테르센은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쳐 시즌 두 번째이자 LPGA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

3라운드에서 무려 버디 11개를 잡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선두 자리를 꿰찬 청야니였지만 4라운드에서는 전혀 다른 선수였다. 2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더니 파4인 3,4번홀에서도 연속 1타씩을 잃고 크게 흔들렸다. 파5인 5번홀과 7번홀에서는 버디를 잡아 살아나는 듯하더니 이후 보기 4개를 더 쏟아내 우승권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청야니는 여자골프계 독보적인 존재였다. 무려 109주 동안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여자 '타이거 우즈'로 통했을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올시즌 단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 못하면서 곤두박질 치고 있다. 멘탈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슬럼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청야니는 2010년부터 2012년 3월까지 LPGA투어 13승을 올리며 여자골프계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그때만 해도 '청야니 천하'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2011년엔 22세6개월8일의 나이로 우즈가 보유했던 최연소 메이저대회 5승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통산 15승을 올리는 동안 상금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빨리 900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기아클래식 우승 이후 우승이 없다. 톱10도 힘겨워 보일 정도다. 심지어 컷 탈락의 수모도 여러번 겪었다.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지난 3월 기아 클래식에선 프로암에 지각,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세계랭킹은 1위 자리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내준 3월 이후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청야니의 부진은 과도한 정신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멘탈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야니는 올해 US여자오픈을 앞두고 미국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앞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목표를 설정하기가 힘들었다"며 "애니카 소렌스탐에게 털어놓았더니 정상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스스로의 방식을 찾아보라고 조언하더라"고 말했다.

멘탈의 혼란은 경기에서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청야니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56%(150위)에 불과하고 그린 적중률도 66%(72위)에 그쳤다. 그나마 드라이버 비거리(268야드·6위), 평균 퍼팅 수(1.78개·14위) 등에 상위권을 유지, 현재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단 한명의 한국 선수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신지애(25)와 유선영(27), 최나연(26)이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이 올해 LPGA 투어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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