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퍼팅"..발렌타인 출전 프로들 한목소리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4-24 18:20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한 배상문, 양용은, 김경태(왼쪽부터) 등이 24일 열린 갈라디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발렌타인 챔피언십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 '드라이브샷도 1타, 퍼팅도 1타'라고 한다.

골프에서 퍼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들이다.

프로 선수들도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샷이 바로 퍼트다. '천재 소녀'로 박수받았던 미셸 위(24·미국)는 퍼팅을 할 때 큰 키(1m83)가 오히려 불리하다며 90도로 허리를 꺾어 퍼팅을 한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본인은 절실하기 때문에 선택했다.

26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72·7281야드)에서 국내에선 유일하게 개최되는 유럽투어인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도 하나같이 퍼팅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상문(27)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공식 인터뷰에서 "이 골프장은 특히 그린이 너무 까다롭다. 똑같은 아이언으로 쳐도 약간의 차이로 퍼팅 횟수가 달라진다. 그린 위 언듈레이션(굴곡)이 심해 자칫 3퍼팅, 4퍼팅까지 할 수 있다"며 "아이언과 퍼팅이 받쳐줘야만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랙스톤 골프장은 전 홀 그린이 종잇장이 구겨진 것처럼 굴곡이 심하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배상문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온 우수한 선수들이 많고, 한국 선수들도 몇 년 동안 이 코스에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경쟁자들은 쟁쟁하다"면서도 "나 역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이를 깨물고 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5번째 출전하는 양용은(41) 역시 퍼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2009년을 빼고 매해 출전한 양용은은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와 샷 감각을 조율하는 등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그는 "올해는 마스터스가 끝나고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와 대회를 준비했다. 기대해 달라"고 필승의 의지를 밝혔다. 이어 양용은은 "그린 경사도가 심하기 때문에 두 번째 샷으로 볼을 어느 위치에 가져다 놓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며 세컨샷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요즘 성적이 안 좋은 것이 퍼트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퍼트가 잘 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김경태(27)는 퍼팅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벨리 퍼터를 연습용으로 들고 왔다. 김경태는 자신의 퍼트가 흔들린 이유는 왼쪽 어깨가 들려 클럽 페이스가 열린 상태에서 볼을 맞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태는 "벨리 퍼터는 샤프트의 끝을 몸에 고정하기 때문에 몸을 이용해 볼을 칠 수 있다"며 "이 퍼터로 계속 연습을 하면 왼쪽 어깨가 들리는 잘못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벨리 퍼터를 사용해 연습을 하는 김경태지만 이 퍼터를 정규대회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영국과 미국의 골프단체의 정책에는 뜻을 같이 했다. 따라서 연습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퍼팅 문제만 해결된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 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양용은은 25일 오전 7시20분 10번홀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 타워른 위랏찬트(태국)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배상문은 오전 7시30분 10번홀에서 폴 캐이시(영국), 스테판 갈라처(스코틀랜드)와 라운드를 펼친다. 김경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2010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루이 우스트히젠(남아공)과 알렉산더 노렌(스웨덴)과 12시 20분 1번 홀에서 출발한다.


이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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