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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은 재치있는 입담으로 촬영스튜디오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압도했다. 다른 한 명은 호탕한 웃음으로 받아치며 분위기를 한껏 더 올려줬다. 개그맨 이경규와 박노준 데니스골프 대표. 당대 최고의 MC인 이경규와 골프용품과 의류회사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서로 연관이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골프'를 통해 형제같은 사이가 됐다.
박 대표는 골프백과 골프화 등의 골프용품과 의류만 10년 이상 만들어 온 베테랑이다. 그는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3년 동안은 OD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국내외 유명 골프용품업체에 납품을 했다. 그러다 자체브랜드를 육성하기로 하고 '개구쟁이 데니스'라는 상표권을 매입해 브랜드로 상용화했다. 전세계적으로 친숙한 만화캐릭터인 '데니스'는 박 대표의 예상대로 골프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국내는 물론, 2012년 중국의 소고(SOGO)백화점에도 입점을 하며 글로벌 브랜드로도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현재 중국의 옌지와 영국 유명 백화점의 입점요청을 받아둔 상태이며 일본에서도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데니스와 함께 브랜드로 상용화 한 '세서미 스트리트'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데니스골프는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했으며, 미국프로골프(PGA)서 뛰는 최경주를 후원한 2012년에는 2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박 대표는 순수 국내 브랜드로 수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성공요인으로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과 더불어 아마추어골퍼를 위한 편리함을 최고 우선순위로 두었던 점을 꼽았다. 아마추어골퍼들에 관심을 두었더니 자연적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편리함은 아마추어뿐 아니라 프로선수에게도 빛을 발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맹활약중인 최경주는 연로한 자신의 캐디를 위해 가볍고 기능적인 면이 뛰어난 골프백을 고르다 데니스골프의 투어백을 선택했다. 최경주는 함께 PGA 투어를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니스골프의 투어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박 대표는 "최경주가 투어활동에서 사용하는 골프백에 데니스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브랜드를 통해 국위선양에 일조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