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여제' 신지애 "힘든 시간은 한번으로 충분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9-18 21:24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거머쥔 신지애(24·미래에셋)가 금의환향했다.

말그대로 골프여제의 귀환이었다. 신지애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킹스밀챔피언십에서 1년10개월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데 이어 17일 2012년 브리티시 여자오픈마저 우승을 차지하며 2주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18일 인천국제공항에는 돌아온 골프여제를 환영하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메이저 퀸'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신지애는 입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만큼 우승을 하게됐다. 특히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좋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신지애는 부상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신지애는 지난 2010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우승 이후 허리와 손바닥 부상으로 고전하며 22개월 동안 무관에 그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신지애는 "올 시즌만 뛰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면을 보고 부상을 관리했다. 생갭다 빠르게 회복돼 우승을 하고 고국에 돌아와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마침내 킹스밀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당시 연장전은 1박2일에 걸쳐 진행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신지애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 주에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이 있기 때문에 나도 승부를 지연시키고 싶지 않았다. 상대인 크리머도 계속 경기를 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땅의 경계면도 제대로 안보였다. 경기를 하기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승부를 미루자는 쪽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랜만의 우승은 그녀의 승리 본능을 깨웠다. 신지애는 2위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리고 브리티시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여제의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신지애는 "미국에서 영국으로 이동할 때 마음이 놓였다. 이미 우승을 차지했고 (부상이 있다는) 핑계거리가 있기 때문에 브리티시오픈은 편안 마음으로 임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을 몰랐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우승을 못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부상 이후 초심으로 돌아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킹스밀챔피언십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던 것이 브리티시 오픈 우승의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신지애는 다시 한번 비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녀는 "18세에 투어에 입문해 프로 7년 차를 맞았다. 미국 무대에 나선지도 어느덧 4년 차다. 2008년에 우승했을 당시보다는 지금이 훨씬 성숙하고 발전한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돌아본 뒤, "힘든 시간은 한번으로 충분하다. 다시는 이러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에게 약이된 시간들을 잘 흡수해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는 내년에 올해의 선수상도 한번 노려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지애는 20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일본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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