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의 명성만큼 화제의 샷도 많이 탄생한 마스터스였다. 기쁨의 눈물은 딱 한명만 흘렸지만 웃음은 두 명이 지었다. 2012년 그린재킷의 주인공 버바 왓슨과 준우승을 차지한 루이 오스트호이젠. 9일(한국시각) 끝난 마스터스 최종일에 나란히 웃었다. 연장 접전끝에 그린재킷을 왓슨에게 내줬지만 오스트호이젠도 마스터스 75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신기의 샷을 연출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왓슨은 2차 연장전에서 그림같은 샷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메이저대회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의 4라운드에서 나온 '샷 오브 더 샷'이다. 이 샷으로 승부가 갈렸다.
그린재킷을 향한 회심의 훅샷
버바 왓슨은 연장 2차전인 10번홀(파4·495야드)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쏠리며 그린 155야드 거리의 울창한 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울창한 나무들이 그의 시선을 가렸다.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는 상황. 왓슨도 그린이 아닌 페어웨이를 향해 몸을 틀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페어웨이로 볼을 안전하게 올릴 것이라 예상한 순간 왓슨은 반대의 선택을 했다. 그린재킷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웨지의 페이스를 닫고 강한 훅샷(왼손잡이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을 구사했다. 높게 뜬 공은 나무숲을 통과하더니 공중에서 오른쪽으로 휘며 그린으로 향했다. 그린 중간에 떨어진 공은 핀 쪽으로 굴러 가며 3m 앞에 멈춰섰다. 오스트호이젠이 파퍼팅에 실패했고 왓슨은 투 퍼트로 파를 세이브했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인 마스터스 우승컵은 그림같은 훅샷을 선보인 왓슨을 주인공으로 맞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