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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지난 2년은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교통사고, 불륜, 이혼, 부상 등 추락을 거듭하며 인생의 밑바닥을 찍었다. 부인도 잃고 친구도 잃고, 그를 지지하던 스폰서까지 잃었다. 그가 얻은 유일한 것은 '이빨빠진 호랑이'라는 오명 뿐이었다. 과연 지난 2년 동안 우즈에게는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5월에는 6년간 함께 했던 행크 헤이니 코치와, 7월에는 12년 단짝 친구였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49·뉴질랜드)와도 결별했다. 그는 결국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심심한 고백을 했다. "볼이 너무 똑바로 날아간다. 예전에 왼쪽(드로) 오른쪽(페이드)으로 휘어지는 볼을 많이 쳤는데 지금은 휘어지는 볼을 치려 해도 거의 스트레이트다. 셋업과 에이밍(방향 설정)이 쉽지 않다." 에이전트사와 장기 스폰서들도 줄줄이 그를 외면했다. '대중들이 우즈를 볼까 두렵다'며 AT&T, 질레트, 액센추어, 게토레이, 태그호이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에게서 손을 뗐다.
그랬던 우즈가 치욕을 딛고 2011년 12월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 약 2년이 되는 12월 5일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부터다. 우즈는 대회를 마친 뒤 "가끔 사람들이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매우 쉬운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지난 4일 혼다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알린 그는 12일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권하며 다시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26일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길고도 험했던 2년간의 지독한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