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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이자 호스트인 청야니(대만)를 비롯해 최나연(24·SK텔레콤) 신지애(23·미래에셋) 유소연(21·한화),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 스테이시 루이스(이상 미국)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한 이벤트성 미니 LPGA 대회, 스윙잉 스커츠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한만큼 대회 기간 내내 화제가 연발하고 있다. 선수들의 입에서 '아뿔사'라는 말이 터져나올 만한 일들이다. 과연 TLPGA 인비테이셔널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대회 첫날에는 오싹한 일이 벌어졌다. 9일 열린 1라운드 아뿔사'의 주인공은 대만의 에이미 홍. 청야니가 등장하기 전에 TLPGA 무대를 주름잡던 에이미 홍은 15번홀(파4)에서 숲에 빠진 공을 찾다가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질 뻔 했다. 공 바로 옆에 있던 1m 길이의 뱀이 에이미 홍을 보자 고개를 들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 놀라서 멀리 도망친 에이미 홍은 경기 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결국 벌타 없이 드롭을 해 경기를 속행할 수 있었다. 공은 뱀에게서 멀어졌지만 놀란 마음은 달래지 못했나 보다. 더블 보기로 15번홀을 끝낸 에이미 홍은 이날만 12오버파를 쳤다. 2라운드를 3오버파로 막았으니 1라운드의 부진을 뱀 탓으로 돌릴 수 밖에. 에이미 홍은 9일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뱀이 나를 무는 줄 알았다. 뱀을 본 건 처음이다. 내 생애 최악의 스코어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소식을 접한 미라마르골프장의 관계자는 "산을 깍아 만든 골프장이라 뱀이 종종 출몰한다. 그래도 선수가 플레이 중 뱀에게 공격을 당한 건 처음이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타이페이=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