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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 독주,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이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0-10 13:52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대만의 청야니. 사진 제공=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요즘 세계 여자골프계는 청야니(22·대만) 때문에 몸살이다.

9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한국선수 36명이 달라붙어 청야니를 물고 늘어졌지만 허사였다. 청야니는 "내가 샷을 한 뒤 갤러리의 '굿샷' 소리가 없으면 '아 제대로 쳤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일방적인 한국팬들의 응원이 걸림돌이 아니었다는 점을 돌려 말했다.

청야니는 올해 LPGA 투어 6승, 유럽투어를 합쳐 모두 9승을 따냈다. 자신이 출전한 15차례 대회에서 9번이나 우승했다.

LPGA 상금랭킹은 239만달러로 1위. 2위 크리스티 커(135만달러)와는 꽤 차이가 난다. 각종 지표를 봐도 활약이 대단하다. 그린 적중률은 71.7%로 2위, 홀당 퍼팅수는 공동 2위(1.76개)다. 1위 크리스티 커(1.75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청야니는 평균타수 69.59타로 유일한 60대 타수를 기록 중이다. 올해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수상자에게 주는 트로피) 획득은 떼논 당상이다.

무엇이 청야니를 '괴물'로 만들었나.

단지 멀리 치기만 한다면 브리타니 린시컴이나 미셸 위가 청야니보다는 5야드 쯤 더 날린다. 청야니는 파워에 정교함, 여기에 배짱까지 겸비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변화 추이가 더 무서워진 청야니를 설명한다. 2009년 청야니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69.2야드(3위)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62야드(10위), 올해는 253.4야드(15위)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갈수록 파워가 붙을 나이이고, 임팩트는 정확해지고, 골프 장비는 더 좋아지는데 거리가 줄 이유는 없다. 그만큼 청야니가 영리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짧은 홀에서는 굳이 드라이버를 잡지 않는다. 예전에는 무조건 멀리 때려놓고 봤는데 이제는 코스 매니지먼트를 먼저 생각한다. 롱 아이언과 미들 아이언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애써 힘쓸 필요도 없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받고 있는 멘탈 레슨도 만족스럽다. 청야니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자주 웃는다. 미소야 말로 실수를 치유해주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말한다.

골프는 멀리 치고, 정확하게 치고, 퍼팅도 잘하면 끝이다.

청야니에 밀려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한 최나연은 "선수로서 이런 말 하는게 자존심 상하지만 현재로선 청야니를 누를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 3라운드 13번홀(파5)에서 옆홀(14번홀) 페어웨이로 티샷을 날린 뒤 워터해저드를 넘겨 투온을 시도하는 창의력과 담력.

아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에 이어 한국 선수들은 또 한명의 '괴물'을 상대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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