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대응 능력, 색깔 잃은 변화에 '한숨'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4-02 16:07 | 최종수정 2025-04-02 19:30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김영권, 단체/ 아쉬움/ 사진 김정수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김판곤 감독/ 사진 김정수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서명관 부상/ 사진 김정수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왕조의 문'을 연 울산 HD가 새 시즌 초반 위기 아닌 위기를 맞았다. K리그1 3년 연속 우승한 울산은 연패와는 어울리지 않는 팀이다. 하지만 출발에서 2연패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의 2연패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아픔이다. 울산은 2월 16일 FC안양과의 개막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아 됐지만 곧바로 반등했다. 대전하나시티즌(2대0 승), 전북 현대(1대0 승), 제주 SK(2대0 승)를 차례로 무너뜨리며 3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골 취소, 페널티킥 실축 등 악재가 쏟아지며 1대1로 비겼다. A매치 브레이크 후인 지난달 2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0대1 패)에 이어 1일 대전(2대3 패)에 무너졌다. 대전전의 경우 울산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으로 6월 15일 예정된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가 조기에 열렸다.

3경기 연속 무승, 명확한 이유는 하나 있다. 올 시즌 울산 전술의 중심인 보야니치가 훈련 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2023년 울산과 동행을 시작한 보야니치는 첫 시즌 K리그1에서 단 9경기에 출전, 1도움에 그쳤다. 지난해 26경기에 출전하며 2골 3도움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고, 올해 초반 울산을 '보야니치의 팀'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중원사령관으로 맹활약하며 3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렸다. 보야니치가 출전한 경기는 전승이다. 반면 결장한 경기는 단 1승(1무3패)도 없다.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박민서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이희균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부상은 그라운드의 숙명이다. 보야니치가 자리를 잡지 못할 때도 울산은 K리그1의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최근의 위기는 급격한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물론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울산의 색깔마저 잃는다면 3년 연속 우승을 부정하는 것이다.

대전전의 경우 베스트11 가운데 '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자원은 골키퍼 조현우 뿐이었다. 미드필더 고승범이 '2년차'지만 그 외에는 모두가 올 시즌 울산에 둥지를 튼 신입 자원이다.

울산은 전반 12분 만에 대전에 2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반전은 있었다. 이희균이 1골 1도움, 박민서가 첫 골을 신고하며 전반 추가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겉과 속은 또 달랐다. 김 감독은 경기 전 패스미스와 킥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희균과 고승범의 패스 미스는 여전했다.

사실 전반에 동점에 성공한 것은 서명관의 부상으로 '캡틴' 김영권이 투입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김영권은 전반 27분 교체되자마자 경고로 상대의 맥을 끊으며 투지를 복돋웠다.


그러나 벤치가 또 화답하지 못했다. 대응 능력은 계속해서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통상 2골 차를 극복한 팀은 기세가 올라 역전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울산은 후반 18분 '어제의 동료'였던 주민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허망하게 눈물을 흘렸다.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대전 주민규 득점/ 골 세레머니 자제/ 사진 김정수

"위기 아닌 위기" '왕조' 울산이 벌써 왜 야유 받나…물음표 달린 벤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대전하나시티즌/ 대전 김현욱, 박규현, 오재석, 단체/ 승리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교체카드가 아쉬웠다. 포항전의 경우 전반부터 컨디션 좋지 않았던 김민혁의 교체가 한없이 늦어지면서 중원에서 힘을 잃었다.

대전전은 전반부터 과열됐다. 신용준 주심의 판정이 오락가락하면서 모두가 흥분했다. 전반 31분 구텍은 라카바를 대놓고 걷어찼다. 레드카드를 줘도 무방했지만 경고에 그쳤다. 비디오판독(VAR)은 물론 온필드리뷰도 없었다. 서명관의 부상 과정에선 파울도 불리지 않았다.

후반에도 김영권처럼 경험이 풍부한 카드가 절실했다. 벤치에는 '백전노장'이자 '축구도사' 이청용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호출을 받지 못했다. 울산은 잘 나가는 팀이다. 급격한 개혁보다 점진전 변화를 통해 신입들을 연착륙하게 해야하지만 '운영의 묘'는 실종됐다.

휘슬이 울린 후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김 감독은 "울산답지 않게 홈에서 팬들에게 실망시켜드려 송구하다. 선수들은 열심히 잘 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2-2까지 잘 따라갔다. 실점하는 상황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잘 수정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야유에 대해선 "일반적이다. 항상 이겨야 되는 데 팬들을 실망시켰드렸다. 빨리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울산은 5일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울산을 잃어버리면 위기 탈출은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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