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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환희의 긴 세월이었다. 하지만 '월드컵 가는 길'은 매번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3월 A매치 마지막 여정, 그날이다.
이라크와 요르단이 3차예선 최종전에서 만날 예정이라 최소 조 2위를 꿰찰 수 있다. 그러나 비길 경우, 긴장감은 6월 A매치 2연전까지 유지된다. 패하면 미래는 더 암울하다. 요르단에 조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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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그 시계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는 닷새 후 열린 오만과의 2차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3대1 승리를 이끌며 홍 감독에게 '복귀 첫 승'을 선물했다.
당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전반 종료 직전 정승현(알와슬)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었다. 그 순간 손흥민이 번쩍였다. 후반 37분이었다. 그는 힘겹게 볼을 지킨 후 필사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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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인 56분에는 주민규(대전)의 쐐기골을 도왔다. 그리고는 "누가 골을 넣느냐보다 승점 3점이 중요하다.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겨 너무나도 기쁘다"며 주장다운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11월 쿠웨이트(3대1 승), 팔레스타인(1대1 무)과의 2연전에서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5일 전 '이변의 무승부'에서 손흥민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도 부진했고, A매치 4경기 연속골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작금의 상황은 2차전을 앞둔 그날과 비슷하다. 요르단전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손흥민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오만전 후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너무나도 어렵다.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팀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도 "우리가 이번 경기만 하고 말 것이 아니다. 실망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경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도 결전을 하루 앞둔 24일 "첫 경기 뒤 갖는 두 번째 승부다. 모든 면에서 첫 경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선수들도 컨디션 면에서 많이 좋아졌다. 좋은 경기력으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위기가 곧 기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