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감독 데뷔승'정경호 엄지척! "'멀티골'이지호는 불러주는 프로팀이 없었던 대졸 신인, 이 이름을 기억하라"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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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3 22:30


[현장인터뷰]'감독 데뷔승'정경호 엄지척! "'멀티골'이지호는 불러주는 …
사진제공=강원FC

[현장인터뷰]'감독 데뷔승'정경호 엄지척! "'멀티골'이지호는 불러주는 …
정경호 강원 감독. 사진(춘천)=윤진만 기자

[춘천=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홈 데뷔전에서 데뷔승을 따낸 정경호 강원 감독이 '승리 주역' 이지호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정경호 감독은 2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에서 이지호의 동점, 역전골에 힘입어 2대1 역전승을 거둔 뒤 "이지호가 대구전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등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 경기로 이지호란 이름을 각인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지호는 대구전에서 왼쪽 공격수로 출전해 가브리엘을 향한 어시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이날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이지호는 전반 43분 포항 이호재에게 선제실점해 0-1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김동현의 롱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갈랐다.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온 포항 골키퍼 황인재를 영리하게 제쳤다. 무승부 기운이 감돌던 후반 추가시간 2분, 이번엔 황인재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역전 결승골을 갈랐다.

정 감독은 "양민혁이 리듬, 스피드, 유연함에 강점이 있다면, 이지호는 민혁이가 지니지 않은 묵직함이 있다. 유연함, 스피드는 부족할지 몰라도 몸싸움과 높이, 그리고 뒷공간 침투에 장점이 있다"라고 '전직 에이스' 양민혁(퀸스파크레인저스)와 이지호의 장점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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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의 또 하나의 강점은 '절박함'이다. 정 감독은 "이지호가 어제 개인면담을 했을 때 자기는 고려대 4학년 졸업하고 프로팀에 와서 간절하다고 했다. 4학년 동안 불러주는 프로팀이 없었다라는 차가운 현실을 느낀 선수다. 강원에 와서 행복해하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간절하고, 절박하다고 했다. 내가 도와주겠다고 얘기했다. 보답으로 멀티골을 넣은 것 같다"라며 미소지었다.

정 감독은 "프로팀에선 더 파괴적인 즉시전력감을 원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지호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론 지호가 지닌 뒷공간 움직임, 수비 위치를 살려주면서 K리그에 빨리 적응하도록 도와줄 생각이다"라며 "대학교 4학년 졸업하는 선수들은 프로팀에 못 간다라는 생각이 크다. 꿈을 잃는다. 이지호를 보면서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올해 강원 수석코치에서 정식감독으로 승격한 정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1대2로 패했다. 그렇기에 이날 승리가 더 간절했다. 정 감독은 "대구전 끝나고는 '정경호 쉽지 않겠네'라고 생각했을 거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동기부여 하게 만든다. 오늘부터 강원은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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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강원FC
이날 경기에 대해선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덕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었다. 짜릿했던 감독 첫 승이다. 대구전보다 경기력이 더 나았다. 멀티성 있는 포메이션, 포지셔닝으로 상대를 어렵게 하는 우리 게임 모델로 경기를 한 점은 다행스럽다. 앞으로 좀 더 자신감있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만족해했다.


이어 "득점을 일찍했다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왔을 거다. 먼저 실점했지만,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하고자하는 의욕을 봤다. 그게 강원의 힘 아닐까 싶다"며 "오늘 경기에서 지거나 비기고 싶지 않았다. 후반에 가브리엘을 코바체비치로 교체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동시에 투입해서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쪽에 무게중심 쏠리게 한 것이 주효했다"라고 자평했다.

이지호의 역전골에 대해선 핸드볼 여부를 살피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됐다. 정 감독은 "어떤 판정이든 받아들이려고 했다. 다행히 핸드볼이 아니었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4연패 늪에 빠진 박태하 포항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사흘마다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은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 '힘을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쉽지 않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박 감독은 "내부 분위기는 문제없다. 오늘 패배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주저 앉을 순 없다. 빨리 포항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선수단 전체가 합심해야 한다. 이제 떨어질 때가 없는 만큼 다음 경기에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부활을 다짐했다.
춘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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