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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는 감독들의 실험 무대인가.
토트넘은 아직까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성적 부진의 이유를 감독 탓이 아닌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때문이라고 판단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밀어주는 상황. 또한 시즌 중 경질 시 지불해야 할 1200만파운드(약 216억원)의 위약금도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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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23라운드를 치른 현재 리그 15위(7승3무13패, 승점 24)로 추락한 상태다. 강등권인 18위 울버햄튼(승점 16)과는 아직 승점 8점 차이지만, 최근 침체분위기를 보면 안심할 수 없다. 토트넘은 리그 4연패를 기록 중이다.
때문에 토트넘의 리그 성적이 더 추락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레비 회장의 지지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는 건 카라바오컵 우승 뿐이다. 다행히 토트넘은 지난 9일 홈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4강 1차전에서 리버풀을 1대0으로 꺾으며 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월 7일에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그 전까지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엘프스보리전(1월 31일 오전 5시)과 EPL 24라운드 브렌트포드전(2일 밤 11시)을 치러야 한다.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까지 묶어 이 세 경기의 결과에 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잔류 여부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서서히 '포스테코글루 후임감독'에 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이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28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체자로 이라올라 감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리그의 충격적인 성적은 토트넘이 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체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라올라 감독은 확실히 대체 후보군의 선두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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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이라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철저히 무명이었다.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주로 현역 생활을 보낸 이라올라 감독은 2018년 키프로스의 AEK라르나카 감독으로 지도자 데뷔를 했다. 이후 2020년 8월 라요 바예카노 지휘봉을 잡고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부임 첫해인 2020~2021시즌에 라요 바예카노의 승격을 이끈 이라올라 감독은 2021~2022시즌 12위, 2022~2023시즌 11위로 계약 기간을 마무리했다. 이후 2023~2024시즌 본머스 지휘봉을 잡고 EPL에 데뷔했다.
2023~2024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팀을 10위로 이끈 이라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선전을 이어가더니 23라운드 현재 리그 7위(승점 40, 11승7무5패)를 기록 중이다. 리그 4위 맨체스터 시티와는 겨우 승점 1점 차이로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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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퍼스 미드필더 출신의 제이미 오하라 역시 '이라올라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상적인 대체자가 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본머스로부터 빼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머스는 지난해 5월 2024~2025시즌까지였던 이라올라 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2025~2026시즌까지는 계약이 확실히 돼 있다. 토트넘이 데려오려면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는 이라올라 감독이 강등 위기인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으려 할 지가 의문이다. 토트넘이 또 헛된 꿈을 꾸는 것일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