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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이형, 이게 어려워요?' 우승컵 수집 나선 이강인, PSG에서만 벌써 4개째. '무관의 캡틴' 손흥민과 극한 대비

이원만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6 08:36


'흥민이형, 이게 어려워요?' 우승컵 수집 나선 이강인, PSG에서만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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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누군가는 평생 노력해도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인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 선수에게는 '우승'이 그렇다. 개인의 실력만 출중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팀 전력이 훨씬 중요한 요소다. 운도 조금은 따라야 한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공격수로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울 유일한 선수로 손꼽혔던 해리 케인이 어릴 때부터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를 과감히 떠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팀이 약하면 개인이 제 아무리 뛰어나도 우승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강인(24·PSG)은 실력과 팀 전력 그리고 '운'까지 3박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를 앞세워 '우승컵 수집가'로 변신 중이다. 대표팀의 대선배인 손흥민(33·토트넘)이 긴 커리어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PSG) 합류 1년 6개월여 만에 벌써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강인이 소속된 PSG는 6일 새벽 1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 모나코를 상대로 1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흥민이형, 이게 어려워요?' 우승컵 수집 나선 이강인, PSG에서만 벌…
트로페 데 샹피옹은 전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팀이 격돌하는 슈퍼컵 매치다. PSG는 지난 2023~2024시즌에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에서 모두 우승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매치업 상대로 리그1 준우승 팀인 모나코가 올라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PSG는 4시즌 연속 트로페 데 샹피옹을 들어 올렸다. 더불어 역대 우승횟수도 13번으로 늘렸다.

덩달아 이강인도 커리어에 우승 기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 PSG에서만 벌써 4번째 우승 경험이다. 이강인은 2023년 7월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이적하자 마자 팀의 2023~2024시즌 리그1 우승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의 일원으로 활약했고, 나아가 트로페 데 샹피옹까지 들어 올리게 됐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에도 한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있다. 2018~2019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의 주역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길지 않은 커리어 동안 벌써 4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우승 에너지'가 엄청나다고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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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PSG에서 '우승 무임승차'를 한 것도 아니다.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이강인은 4-3-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데지레 두에, 우스만 뎀벨레와 공격 삼각 편대를 이뤘다. 활발하게 상대 진영을 위협했다. 세트피스 킥은 이강인 전담이었다.

전반 36분에 날카로운 프리킥을 후앙 네베스의 머리에 배달했다. 헤더 슛이 나왔지만, 골이 되진 않았다. 위협적인 프리킥이었다.

전반 45분에는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직접 노렸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이 될 뻔했다. 강했다. 이강인은 계속해서 전반 추가시간에도 네베스의 패스를 받아 이번에는 오른발로 슛을 날렸다. 골문을 살짝 넘어갔다. 양발이 모두 위협적인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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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후반 22분에 교체됐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모습이 자주 노출되며 수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패스 성공률은 87%(35회 시도, 29회 성공)였고, 키패스 4회, 크로스 성공 1회(3회 시도) 롱패스 성공률 100%(4회 시도-성공)였다. 유럽 축구통계 업체 소파 스코어는 평점 7.1을 줬다.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이 있을 때 골이 나오진 않았다. PSG는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뎀벨레의 극장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강인은 시상식에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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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일원이 되면 자연스럽게 우승 기회도 많이 찾아온다. 이강인은 팀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최근 프랑스 일부 매체가 제기한 '인성논란'은 근거 없는 악의적인 흠집내기였다는 게 증명됐다. 감독과 동료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다. 덕분에 커리어에 우승 기록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대표팀 '캡틴' 손흥민과 너무나 대비되는 부분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주전 공격수로 헌신하며 뛰어난 업적들을 달성해왔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 토트넘 역대 최다 어시스트 등 '레전드'급 활약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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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팀이 너무나 약한 바람에 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손흥민과 함께 뛰던 케인도 이런 점에 지쳐 토트넘을 떠나버렸다. 손흥민은 그래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토트넘에 우승을 선물하기 위해 뛰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좌절이었다.

심지어 토트넘은 이러한 손흥민의 노력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이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었다고 여기고 내보내려 한다. 6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데 재계약 의사가 없다. 손흥민은 떠날 때가 됐다. 이강인의 사례를 참고해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할 수 있는 팀을 찾아 하루 빨리 떠나는 게 나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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