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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잉글랜드와 그리스가 축구로 인해 외교 마찰로 비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열린 A매치에서 그리스 경찰이 잉글랜드 축구팬들을 향해 과잉 대응을 한 사건 때문이다.
현장을 경험한 서포터들은 'X(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그리스 경찰이 시위 진압 장비로 무장한 가운데 잉글랜드 팬들을 과격하게 대했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동물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3500여명의 서포터스가 입장하는 게이트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억지로 밀어넣는 과정이 발단이었다. 그리스 경찰은 입장 행렬을 정비하려 했지만 몰려든 인파로 인한 북새통 상황이 수월하게 해소되지 않자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시위 진압 방패로 잉글랜드 팬들을 거칠게 미는가 하면 이에 항의하는 일부 서포터스를 향해 최루가스 스프레이를 분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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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영국축구경찰부대(UKFPU)를 파견해 그리스 당국과의 협조 아래 질서 유지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축구팬 모임인 '축구서포터협회(FSA)'는 즉각 항의 성명을 내고 그리스 경찰로부터 부당 대우를 당한 팬들의 제보 수집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특히 이날 3500여명을 관중석 최상단 구석에 몰아넣고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했던 데다, 경기 도중 주드 벨링엄이 레이저 광선에 의해 방해받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FSA의 반발은 자꾸 커지고 있다.
이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성명을 내고 "우리 팬 중 일부가 경기장 밖에서 힘든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고, 영국 경찰 당국도 서포터스의 주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FSA는 면밀한 진상조사로 끝날 게 아니라 UEFA에 보고해 그리스축구협회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고, 영국 정부도 그리스 당국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