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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뛰다 나오셔도 됐을 것 같은데…."
박주영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축구의 레전드다. 그는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축구천재'로 이름을 떨쳤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까지 3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또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한국의 사상 첫 동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도 '슈퍼스타'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박주영은 지난 2005년 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데뷔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18골-4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기에는 '구름 관중'이 모여들었다.
박주영은 선수 생활 황혼기에 새 도전을 택했다. 그는 2022시즌을 앞두고 서울을 떠나 울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스승' 홍명보 당시 울산 감독의 손을 잡았다. 울산에선 K리그1 6경기에서 출전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플레잉코치로 변신해 코칭스태프, 선수들간의 가교역할을 했다. 그는 울산에서 '4층 형'으로 변신해 후배들을 하나로 묶었다. 박주영은 울산에서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의 전령사였다. 울산은 2022년부터 3연속 정상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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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이청용은 "(박)주영이 형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김판곤 감독께) 상암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건의했다. 감독님께서도 생각하고 계셨다. 그래서 기회가 있었다. 보기 좋고 행복했다. 주영이 형은 지금 울산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 있어서 엄청난 공헌을 한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주영이 형의 팬으로서 경기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상암에서 하는 걸 보고 싶었다. 양쪽 서포터즈의 박수를 받으며 경기장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박주영과 이청용은 서울에서 인연을 맺었다.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를 함께 경험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엔 두 사람과 함께 뛰었던 기성용도 자리했다. 셋은 한때 서울의 '라이징 스타'로 팀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존경한 선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국 축구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선수였다. 아쉬운 마음이 정말 크다"고 입을 뗐다.
그는 "주영이 형이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한 경기가 인상 깊었다. 라이벌과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기억은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나는 그때 햇병아리 수준이었다. 주영이 형은 슈퍼스타였다. 보는 것 자체로도 떨리고 했다. 그런 형과 함께 경기했다"며 "남아공월드컵 첫 경기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월드컵 첫 승리였고, 원정 첫 16강 시발점이 된 그리스와의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런던올림픽에선 주영이 형 덕분에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 참 의지를 많이 했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 선배"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주영은 후배들을 위해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기)성용이는 몸이 좋아보인다. 경기를 조금 더 많이 뛰어도 될 것 같다. (이)청용이도 마찬가지다"며 웃었다.
기성용은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같이 생활을 많이 했다.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선배였는지를 잘 알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축구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인간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 선배다. 서울에서 같이 은퇴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들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개인적으론 아쉽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주영이 형이 가진 경험, 장점들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많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한국 축구를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은퇴하니까 마음은 편해보이는 것 같다. K리그나 대표팀의 커리어를 보면 그동안의 참 많은 것을 했구나 생각한다. 앞으로 은퇴 뒤 조금 쉬다가 한국 축구를 위해 열심히 일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