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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돼, 가야돼!" 국가대표 출신 조원희가 두 주먹을 불끈쥐는 시그니처 포즈를 취했다. 선수 은퇴 후 축구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조원희가 입고 있는 옷은 평소와 다르다. 통상적인 유니폼, 훈련복이 아닌 형광색 심판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손에는 휘슬이 들려있다. 조원희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합하는 통합축구를 위해 9일 '2024 스페셜올림픽코리아-K리그 유니파이드컵'이 열린 충북 충주 수안보생활체육공원을 찾았다. 조원희는 "좋은 취지의 대회라 다시 한번 통합축구 현장을 찾게 됐다"며 "은퇴 이후에 프로축구연맹에서 지역 사회, 유소년 발전, 스페셜올림픽 등 건강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겠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심판 판정에 '어필'을 하는 선수였다고 고백한 조원희는 "심판 자격증(3급)이 있어 큰 소리 떵떵 쳤는데, 실제로 해보니 너무 어렵고, 심판이 고단한 직업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조원희는 경남과 부산, 프로축구연맹과 전남 등 2경기를 관장하며 통합축구를 온몸으로 느꼈다.
재단법인 케이리그어시스트(이사장 곽영진)와 스페셜올림픽코리아(회장 정양석, 이하 'SOK')가 공동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링티, 동원샘물, 파파존스가 후원하는 '2024 스페셜올림픽코리아-K리그 유니파이드컵'은 4회째를 맞은 올해도 풍성했다. 수안보생활체육공원을 둘러싼 오색빛 단풍만큼이나 다양하고 특별한 스토리를 연출해 참가자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포용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대회는 K리그 각 구단 산하 통합축구단 11개팀, 경남 부산 제주(디비저닝 A조), 부천 성남 인천 포항(B조), 대구 대전 전남 연맹(C조) 약 260명이 참가한 가운데 8일부터 10일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코치진, 선수뿐 아니라 선수 부모, 구단 홍보팀 직원도 동행했다. 9일 본 경기를 앞두고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 통합축구팀 유니폼은 프로팀과 똑같이 맞췄다.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대구는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해 남다른 실력을 과시했다. 스페셜 선수 우승환은 "돋보이고 싶어서" 화려한 레게 머리를 하고 등장했다. 인천은 '스포츠를 통한 가치있는 사회인 육성'이라는 통합축구의 취지에 꼭 맞게 참가 선수 전원이 남양유업 직원 신분으로 대회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부천 파트너 선수로 참가한 유튜버 규태씨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곤룡포를 입은 뒤 부천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 통합축구에 2년 연속 참가하고 있는데,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축구공 앞에서 모두가 똑같으니까"라고 말했다. 모든 경기는 11인제 축구를 기반으로 각 팀당 스페셜(발달장애인) 선수 6명, 파트너 선수 5명이 경기에 나서 전후반 각각 25분씩(C그룹은 20분) 치렀다. 스페셜 선수는 오른팔에 완장을 차서 구분했다. 파트너 선수는 연속해서 골을 넣을 수 없도록 로컬룰을 정했다. 모든 경기는 승패 부담이 없는 조별리그로만 치렀다. K리거 출신 이윤표 이상협 이준희는 9일 트레이닝 세션 일일 코치로 참석해 '고급 기술'을 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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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2024 스페셜올림픽코리아-K리그 유니파이드컵 수상자
지도자상=양유영 제주 감독
MVP=스페셜-한재혁(대구)/파트너-조민규(성남)
득점상=스페셜-정상혁(경남)/파트너-안동준(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