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는 결국 골로 말한다.
한 골차 승리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차전의 향방이 관심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23일 "지난 경기에서 승리해서 더 나은 위치에 있지만 그 경기는 잊어야 한다.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경기지만 원정경기라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걸 차단하기 위해서 이긴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활한 이동경도 "1차전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판 승부라 생각하고 무조건 이겨햐 한다는 생각"이라며 "며칠 뒤에 군 입대가 예정돼 있지만 딱히 신경을 써 본적은 없다.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몸상태를 준비하고 있다. 승리해서 결승에 진출한 후 군에 입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
|
울산은 전반 30분 만에 요코하마에 내리 3골을 허용했다. 전반 13분 김영권과 황석호가 볼을 미루는 사이 우에나카 아사히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21분에는 안데르송 로페스가 골망을 흔들었고, 30분에는 우에나카가 멀티골을 완성했다.
울산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홍 감독은 전반 34분 서둘러 교체카드를 꺼냈다. 이규성 대신 보야니치를 투입했다. '신의 한수'였다.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울산은 전반 35분 이동경의 코너킥을 마테우스가 헤더로 화답, 만회골을 터트렸다.
전반 39분은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번개같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가미지마 다쿠미를 따돌리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가미지마는 손으로 볼을 쳐내다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요코하마가 10명, 울산이 11명이었다. 보야니치는 페널티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
|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연이은 골대 강타로 땅을 쳤다. 김민우도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2차전의 슈팅수는 18대9, 유효 슈팅은 7대4로 울산이 우세했다.
기록은 기록일 뿐,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은 2차전에서 2대3으로 패했지만 1차전 1대0 승리로 합계 3대3을 기록했다.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은 요코하마를 향해 미소지었다. 울산의 다섯 번째 키커 김민우가 실축하며 요코하마가 5-4로 승리했다.
ACL은 올 시즌부터 추춘제로 재편됐다. K리그는 2021년 포항 스틸러스 이후 두 시즌 만에 ACL 결승 무대를 노크했지만 실패했다. 2020년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 울산의 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도 물거품됐다. 울산은 클럽 월드컵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
동아시아 왕좌에 오른 요코하마는 서아시아의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아시아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 울산의 탈락으로 전북 현대는 클럽 월드컵 진출이 무산됐다.
울산은 K리그1에 매진해야 한다. 한 골의 운명이다.
요코하마(일본)=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