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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탁구게이트' 중심에 있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의 두번째 사과문에는 단 한 줄의 변명도 담겨있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팬들에 대한 죄송함으로 채워졌다. 손흥민(32·토트넘)도 대표팀 주장답게 후배를 품으며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로써 약 일주일간 한국 축구를 어지럽힌 '탁구게이트'는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일단락됐다.
'선배에게 하극상을 일으킨 후배'의 해프닝은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강인을 광고모델로 쓴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강인이 광고주들로부터 위약금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리그앙 중계사는 낭트전에 출전한 이강인의 이름을 화면에서 지웠다. 앞으로 대표팀에도 차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등 한국 축구 신흥 에이스로 부상한 이강인은 순식간에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논란 직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성난 여론은 진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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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응답했다. 손흥민은 같은 날 SNS에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다.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적었다.
이어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요르단에 충격패하며 아쉽게 아시안컵을 마무리한 뒤 약 2주간 '탁구게이트',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야반도주' 등 후폭풍에 시달렸다. 3월 중요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태국전을 앞두고 일단 '탁구게이트'는 일단락됐다. 20일 선임된 정해성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주도하에 뽑을 차기 사령탑은 큰 부담을 덜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